“김정일은 산문·가곡 쓰고 박정희는 독립군 토벌?”

인터넷 백과사전으로 많은 네티즌들이 활용하고 있는 위키피디아(위키백과)의 내용은 얼마나 신뢰할 수 있을까?


지난해부터 위키백과 실태를 모니터링 해 온 청년지식인포럼 ‘story K’는 5일 ‘한국어 위키피디아 오류 수정 보고서’를 발표했다.


‘story K’는 이번 보고서에서 한국 현대사 주요인물 6인(이승만, 박정희, 김영삼, 김대중, 김일성, 김정일)에 대한 그릇된 서술들을 지적하고 객관적 사실을 바탕으로 개정한 내용을 소개했다.


위키백과는 네티즌들이 직접 자유롭게 정보를 편집·변경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잘못되거나 편향 왜곡된 지식 정보가 확산될 위험 소지도 있다고 ‘story K’는 지적했다.


위키백과에는 김정일이 “산문과 가곡을 쓰고 폴란드, 중국, 소련 등 세계 각국을 여행했다”고 소개되어 있는 등 출처가 불분명하거나 북한의 대외선전 사이트 자료를 그대로 옮긴 내용이 게재돼 있다.


실제 김정일이 젊은 시절 인도네시아와 독일, 중국 외에 다른 나라를 방문했다는 내용은 전혀 알려진 바가 없다.


또 위키백과가 고난의 행군 당시 북한 주민 60~90만 명이 아사했다고 서술한 것도 최대 300만 명 수준으로 보는 국제사회 인식과는 차이가 크다.


김일성에 대해서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독립운동가”이며 “주체사상을 창시했다”고 서술했다. 이에 대해 ‘story K’는 “주체사상은 고 황장엽 전 북한노동당 비서가 처음 제시했고, 김일성은 이 사상을 독재 이데올로기로 변질시켰다는 점에서 부정확한 기술”이라고 지적했다.


이 외에도 인문학을 전공한 이승만 전 대통령은 철학 전공자로 소개되고 있다. 또 이 전 대통령의 하야 결정과정에 대해서는 당시 주한 미대사였던 매카나기의 권유로 결정했다고 설명돼 있다.


“매카나기는 이 전 대통령이 비서들에게 하야 문안을 작성하라고 지시한 다음에 만났기 대문에 하야와는 관계가 없다. 매카나기가 이 전 대통령의 하야에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는 주장은 매카나기 본인이 자신의 공로를 미국 정부 측에 과시하려는 데서 나온 것이다”고 했던 초대 공군참모총장을 지낸 김정렬 장군의 회고록과는 배치된다고 ‘story K’는 지적했다.


위키백과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독립군 토벌’설 ▲김영삼 전 대통령의 40억 정치자금 수수설 ▲김대중 전 대통령 첫 부인이 수면제 과다복용으로 사망했다는 소문 등 근거 없는 ‘루머’나 확인되지 않은 사실들을 상당수 게재하고 있다.


‘story K’ 이종철 대표는 “일부 세력이 정보를 독점하고 잘못된 내용을 정식화 된 의견처럼 제시하는 것은 큰 문제”라면서 위키백과에서 벌어지고 있는 천안함 ‘피격설’과 ‘좌초설’ 논쟁을 대표적인 예로 언급했다.  


이 대표는 “위키백과의 관리자들과 일부 네티즌들은 침몰만이 팩트이고 피격은 팩트가 아니라면서 정부와 유엔 안보리의 공식적인 ‘공격’ 인정마저도 거부하고 있다”며 “일반 이용자들은 이런 폐해를 전혀 모른채 천안함을 ‘침몰’사건으로 인식하면서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반 국민들과 전문가들의 참여를 독려해 위키백과의 잘못된 내용을 적극적으로 찾아내 직접 수정하도록 하는 ‘국민운동’을 전개해야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