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보는 北 개천·북창 정치범수용소









▲평안북도 개천에 위치한 14호 수용소(좌)와 평안남도 북창군에 위치한 18호 수용소(우).<위성사진>

적법한 절차 없이, 소리 소문 없이 끌려가 처참한 공개처형·고문, 심각한 영양실조, 하루 12시간 이상의 강제노동이 자행되는 곳이 있다. 북한의 정치범수용소가 그곳이다.



사단법인 북한민주화네트워크(이하 북민넷)는 북한 정치범수용소의 실상을 알리기 위해 ‘그림으로 보는 북한 정치범수용소’라는 20p 분량의 자료집을 발간했다. ☞자료집 바로가기



자료집은 탈북자 김혜숙(18호 정치범수용소, 평남 북창, 1975~2002년 수감), 신동혁(14호 정치범수용소, 평북 개천, 1984~2005년 수감), 안명철(22호 정치범수용소, 함북 회령, 1980년 후반~1994년 중반까지 경비대 근무) 등의 증언과 그들이 직접 그린 그림을 토대로 제작됐다.


자료집에는 ▲북한 정치범수용소의 현황 ▲14호, 18호 정치범수용소 내부 지도 ▲수감자들의 의식주, 강제노동, 고문형태 ▲수감자들이 증언한 공개처형 등의 내용과 그림이 실려 있다.


수감자들에게는 일일 배급량 350g 미만, 염장배추 3줄기, 약간의 소금이 배급되며, 90년대 중·후반 식량난 시기에는 하루 200g만이 배급되었다고 자료집은 설명했다. 또 수용소에선 고기를 주지 않기 때문에 ‘쥐’가 유일한 식육 대상이 되고 있다는 끔찍한 현실도 고발하고 있다.  



자료집에는 수감자들이 직접 칡으로 끈을 엮어 만든 ‘지하족’이라는 신발과 양말도 상세히 설명돼 있으며, 일명 ‘하모니카 집’이라 불리는 정치범 가족마을의 집 구조도 그림으로 실려 있다.



수용소 내에서 자행되고 있는 공개처형도 그림으로 소개하고 있다. 공개처형을 수감자들에게 직접 보게 함으로써 공포심을 유발해 수감자들이 도주할 마음을 갖지 못하게 하고 있다.  



자료집은 수감자들이 당하는 갖은 고문의 유형도 소개하고 있다. 일명 ‘비둘기 고문’, ‘펌프훈련 고문'(앉고서기 반복), ‘마구잡이 전신 구타 고문’, ‘손가락 절단 고문’, ‘불 고문’ 등 수감자들이 인간이하의 삶을 살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14호 수용소 출신인 신동혁 씨도 어머니와 형이 도주했다 잡혔다는 이유로 비밀감옥에서 손과 발이 묶인 채 ‘불고문’을 당해 아직까지 상처가 남아 있다. 어머니와 형은 그와 그의 아버지가 지켜보는 가운데 교수형과 공개총살을 당했다.

이 밖에도 자료집에는 수용소내 별도 처벌 구역인 ‘구류장’과 ‘수감자들이 지켜야 할 10가지 법’도 소개되어 있다. 10가지 법은 ▲도주할 수 없다 ▲셋 이상 모여 있을 수 없다 ▲도둑질 할 수 없다 ▲보위지도원에게 절대 복종해야 한다 ▲작업 외에 남녀 간에 접촉할 수 없다 등의 내용이다. 










▲수용소에서 27년간 수용됐다 탈북한 김혜숙 씨가 기억에 의존해 그린 18호 지도. <사진제공=북한민주화네트워크>

한편 자료집에는 28년간 18호 수용소에서 수감된 최장기수 탈북자인 김혜숙(여. 50세) 씨가 2003년 대홍수 때 잃은 13살 난 딸과 9살 난 아들을 그리워하는 편지도 담겨 있다.



“그리운 내 딸, 아들아!…(중략) 단 한 번도 나의 마음속에서 지워지지 않고 깊숙이 자리 잡고 있는 내 딸과 아들아…(중략) 엄마는 그 고통의 나라에서 너희들에게 따듯한 밥 한 그릇, 고기 한 점 먹이지 못한 게 한이 되어 오늘도 눈물로 너희들을 그리워하는구나”라며 딸과 아들을 살리지 못한 미안한 마음과 애타게 그리워하는 모정(母情)을 느낄 수 있다.










▲완전통제구역인 14호 개천 정치범수용소 출신 신동혁씨가 그린 수용소 모습. <사진출처=완전통제구역.신동혁 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