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매대서 콜라 주문하니 판매원이 깜짝 놀라”

▲평양 주민들은 9·9절을 맞아 아침 일찍부터 도로 청소에 동원되고 있었다.ⓒ데일리NK

북한에 도착한지 며칠 후 나는 북한을 아주 가난한 나라로 추측했던 내 선입견이 틀리지 않았음을 깨닫게 됐다. 북한에 대한 나의 인식은 많은 북한 관련 서적과 보고서, 그리고 데일리NK와 같은 인터넷 웹사이트의 정보들에 기초한 것이었다. 나는 책과 보고서, 인터넷 웹사이트의 정보만 가지고도 한 나라에 대해서 얼마만큼이나 정확하게 경험할 수 있는지에 대해 새삼 놀랐다.

함경북도 어랑군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탑승하기 전, 나는 아침 일찍 일어나 평양 양각도를 둘러보기로 마음먹었다. 대동강 반대편에서는 줄지어 늘어 선 군대트럭들이 무언가 불빛처럼 빛나는 것들을 실어 나르고 있었다. 아마도 며칠 뒤 열릴 9․9절 행사의 횃불 퍼레이드를 위해 연습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

[[유럽인 ‘벤지’가 본 평양거리①]

“고려항공 승무원들은 외국 담배 수입상?”

양각도에 도착하자 나를 발견한 북한 주민들이 놀란 표정을 짓는다. 양각도에서 나는 주유소를 발견했다. 이 주유소가 왜 여기에 있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주유 기구는 오랫동안 사용을 하지 않았는지 녹슬어 있었다. 이 주유소에 과연 기름이 채워져 있는지도 궁금했다.

근처의 자그마한 주택들을 사진에 담기 위해 가까이 다가가자 TV 소리가 들려왔다. 사람들이 잠시 쉬면서 TV를 보고 있는 것 같았다. 그들은 아마 외국인 여행객들의 버스가 주변에 멈출 때를 대비해 미리 준비시켜둔 사람들 같이 보였다.

평양에는 건물 외벽에 선전선동 슬로건을 달고 있는 초라한 외견의 아파트들이 많았다. 나는 양각도가 평양의 중심지 일거라고 생각했다. 평양 주민들은 비교적 높은 생활수준을 보여줬지만 모든 집들은 낡고 초라했다.

평양의 거리에는 매대들이 많다. 우리가 머물렀던 며칠 동안 매대 앞에는 항상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줄지어 있었다. 나는 그들 사이에 끼어서 북한산 콜라를 샀는데, 판매원이 외국인인 나를 보고 엄청 놀라워했다. 북한산 콜라 맛은 콜라와 솜사탕 그리고 그릇 씻는 세제가 섞인 맛이 났다.

평양의 회색 빛 거리는 항상 텅 비어있다. 우리를 담당한 북한 안내원들은 가끔씩 평양 거리가 얼마나 넓은지를 자랑했다. 하지만 그 넒은 도로를 다니는 차량은 아주 적었다. 정말 아이러니한 풍경이었다. 그렇지만 내가 상상했던 것 보다는 훨씬 많은 차들이 운행하고 있었다.

오늘 우리는 함경북도 어랑군 비행장으로 출발한다. 공항 면세점에 들어서자 이미 몇 년 전부터 진열했던 것 같은 상품들이 눈에 들어온다. 음료수 병에는 먼지가 가득했다. 그런데 그 값이 꽤 비쌌다. 우리 일행 중 한명이 스웨덴제 초코렛을 발견했는데, 유통기한이 2006년까지라고 표기 되어 있었다.<계속>

▲평양 곳곳에는 음료수와 간식거리를 파는 매대들이 들어서 있다.ⓒ데일리NK

▲등교하는 북한의 학생들. 모두 붉은색 스카프를 두르고 있었다.ⓒ데일리NK

▲양각도에서 발견한 주유소의 모습. 주유소는 텅비어 있었다.ⓒ데일리NK

▲주유소의 주유기들은 모두 낡고 녹슬어 있었다. ⓒ데일리NK

▲평양의 아파트 단지. 사진으로 보면 깔끔하지만 대부분 낡고 오래된 건물들이다.ⓒ데일리NK

▲9·9절을 맞아 아침 부터 평양주민들이 옹벽 청소작업을 하고 있다.ⓒ데일리NK

▲평양은 건설활동이 한창이었다. 아파트 공사현장의 트럭.ⓒ데일리NK

▲평양 시내에는 곳곳에 매대가 있다. 아직 이른 아침이라 사람은 붐비지 않았다.ⓒ데일리NK

▲평양의 관광 안내원들은 항상 평양의 넓은 도로를 자랑했지만 정작 운행하는 자동차는 많지 않았다.ⓒ데일리NK

▲평양 시내 공중전화 모습. 공중전화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데일리NK

▲어랑비행장으로 떠나기 전 공항 면세점의 모습. 진열된 상품에 먼지가 많았다.ⓒ데일리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