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총리 “北, 순수한 마음으로 군사회담에 나와야”

한승수 국무총리는 북한이 군사실무회담을 제의한 것과 관련해 “이번 회담이 남북관계 개선의 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며 “북한이 순수한 의도를 갖고 회담에 나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28일 조선호텔에서 열린 아산정책연구원-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 공동주최의 ‘코리아 포럼’에 참석, 특별연설에서 “이명박 정부가 취임하고 나서부터 북의 대남 태도가 순탄한 것 같지 많은 않다”며 “공식적으로 북한이 군사적 회담을 제안하는 것은 처음인데, 의도는 모르겠지만 회담을 하면서 북한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 핵문제와 관련해서는 “북한이 최근 핵불능화 조치 중단 등 불안을 야기시킬 위협적인 행동을 하고 있어 상당히 실망스럽다”고 평가한 뒤 “북한이 92년 남북기본합의서를 성실히 이행해 주기를 바란다”고 주문했다.

한 총리는 “6자회담 참가국들이 북한을 최대한 설득해 (검증을)수용하도록 해야 한다”며 “언제 수용될지 모르지만 계속 설득하는 것이 우리 역할이다. 점진적으로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솔직히 말하면 북한이 최종적으로 핵을 폐기할 때까지는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이라며 “아직은 모든 것이 불확실하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 일본 미국 등이 하나의 입장으로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총리는 “현재상황은 1993년(1차 북핵위기)의 재발”이라며 “인내심이 유일한 미덕은 아니지만 남북관계에서는 인내심이 가장 필요하며 상호 신뢰 구축을 계속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날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총리가 유엔총회 연설을 통해 아시아 각국이 소중한 파트너라고 말한 것과 관련 “양국의 이해관계를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공고한 한·일관계가 결코 손상돼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따른 촛불시위와 관련해서는 “대규모 시위대가 거리를 점했다면 다른 나라 같으면 체제가 붕괴될 수도 있는 일”이라며 “하지만 촛불시위는 한국의 민주주의가 살아 있고 건강한 국가임을 보여준 단면”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촛불시위는 체제 전복이 아니라 자기 의견을 표명하기 위해, 식품 안전에 대한 우려를 표시하기 위해 거리로 나선 시위였다”며 “정부는 대국민 사과를 했고 촛불시위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