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구 “탈레반이 테러집단이냐?” 망언

▲ 31일 고려대에서 강연하는 강정구 교수 ⓒ데일리NK

강정구(姜禎求·사진) 동국대 사회학과 교수가 31일 고려대에서 열린 한 강연회에서 “탈레반이 테러집단이란 말인가? 그렇다면 상해임시정부도 테러집단이 아닌가?”라고 말해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강 교수는 8·15민족대축전 고려대준비위원회가 31일 오전 정경관에서 개최한 ‘통일학교’의 강연자로 참석, 미국의 한반도 역사 개입의 부당성을 설명하던 중 갑자기 화제를 아프가니스탄 인질 납치사건으로 돌리며 이같이 말했다.

강 교수의 이번 발언은 한국인 인질 납치 및 살해 행위를 저질러 온 무장단체 탈레반과 상해 임시정부의 성격이 크게 다를 바가 없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강 교수는 “탈레반이 한 번(차례)도 인질을 교환하고 있지 않은 이유는 미국이라는 제국주의가 테러 국가와는 협상을 안 한다는 원칙을 고수하기 때문”이라며 인질 석방 협상이 지지부진한 이유를 미국 책임으로 돌렸다.

강 교수의 발언 시점은 31일 새벽 아프가니스탄 무장단체 탈레반에 억류돼있던 심성민 씨가 살해됐다는 비보가 알려진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

“친일파 청산했으면 조순형 국회의원 있을 수 없어”

강 교수는 이날 강연에서 “만약 외세가 개입하지 않았다면 조선은 사회주의가 될 수밖에 없었다”며 “민족해방 투쟁, 독립운동한 사람이 추앙받았기 때문에 자본주의가 설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조선이 사회주의로의 역사 방향을 이탈해서 갈등이 생겼다고 설명하고 그 근거로 ▲사회주의 이행에 아주 용이한 경제적 토대 ▲계급구조상의 불균형 ▲친일행위로 정통성을 상실한 조선인 지주 ▲정치적 지배계급의 역할을 할 수 없는 조선의 경제적 지배계급의 현실 등을 들었다.

그는 “미국은 소련과 합의 없이 멋대로 조선을 두동강 냈다”면서 “소련은 북조선임시인민위원회에게 행정, 일반사항을 관장하도록 했다. 민족자주 측면에서는 소련이 훨씬 조선인의 자주권을 존중해 줬다”고 설명했다.

그는 “친일파를 청산했다면 조순형이 현재 국회의원이며, 박근혜가 정치인이라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해방당시 친일파와 미군정의 결합으로 분단된 만큼, 6·25는 필연적이었다”고 덧붙였다.

강 교수는 “조선의 조국통일, 사회주의, 자주의 역사방향을 미군정이 개입하면서 거꾸로 돌려 6․25라는 민족 최대의 비극으로 귀결시키고 분단은 고착화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분단과 전쟁의 핵심적 요인은 미국이며, 앞으로 통일과 민족자주를 이루기 위해서는 미국으로부터 얼마나 탈피하느냐가 관건이다”며 주한미군 철수를 거듭 주장했다.

강 교수는 2005년 7월 27일 인터넷 매체인 데일리서프라이즈에 기고한 칼럼에서 “남의 집안 싸움인 통일내전(한국전쟁)에 미국이 개입하지 않았다면 전쟁은 한 달 이내에 끝났을 것이고 사상자도 남북한 합쳐 1만명 미만이었을 것”이라고 말해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그는 2001년 8·15 행사 참가차 북한을 방문, 김일성 생가라는 만경대의 방명록에 ‘만경대 정신 이어 받아 통일위업 이룩하자’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