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빈 前 대사, 김정일 방중 정보 유출 혐의”

▲ 리빈 전 주한 중국대사

중국 공안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리빈(李濱ㆍ50) 전 주한 중국대사가 누설한 국가 기밀이 김정일의 방중(訪中) 관련 정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홍콩 밍바오(明報)가 21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산둥(山東)성 웨이하이(威海)시 정부관리의 말을 인용 “지난해 12월 리빈 전 대사가 웨이하이 부시장직에서 해고됐으며, 곧 베이징(北京)으로 소환됐다”고 전했다.

“리 전 대사가 유출한 국가 기밀은 지난해 외부 언론에 의해 미리 알려진 김정일의 방중과 6자회담과 관련된 정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신문은 “북한과 중국 언론은 김정일이 중국을 방문해 떠나기 전까지 일절 보도하지 않았으나, 지난해 1월 10~18일 김정일의 방중 소식은 일본과 한국 언론을 통해 이례적으로 흘러나갔다”며 “당시 김정일이 후베이(湖北), 광저우(廣州), 선저우 등지를 시찰하고 있다는 것과 그가 묵은 호텔 이름까지 보도됐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또 “지난해 8월 초 한국과 일본 언론은 익명의 관리의 말을 인용, 김정일의 전용기차가 북ㆍ중 국경을 통과했다는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며 “리 전 대사가 이와 관련돼 당국의 조사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리 전 대사는 2001년부터 2005년 8월까지 주한 중국대사를 지냈다. 귀국 이후 북핵문제 전담 대사를 지내다 지난해 5월 웨이하이시 부시장으로 부임했다.

북한 김일성대학에서 4년간 유학한 리 전 대사는 주 북한대사관에서도 오랫동안 근무한 북한통으로, 김정일의 두 차례 중국 방문 때 안내를 맡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