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대학생, ‘북한인권’ 연대한다

10일 오후 1시 ‘북한인권국제대회’ 마지막 날 행사인 ‘북한인권대학생국제회의’가 성신여대 운정관 지하에서 국내외 대학생 500여 명의 뜨거운 열기 속에 개최됐다.

회의에 참가한 대학생들은 ‘북한인권 학생국제연대회의'(가칭)를 구성할 것을 발표하고 ‘북한인권대학생국제회의’ 선언문을 낭독했다.

15개 대학 단체 대표들은 국제대회 전 날인 9일 오후 서울 마리스타 수도원에서 북한인권 대학생 리더스 워크숍(Leader’s Workshop)을 열고, 연대회의 구성에 합의했다. 일본과 유럽 지역 대학생들과는 북한인권개선을 위한 국제적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들은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인권을 사랑하고 지키려는 각국의 대학생들에게 북한인권의 문제는 전 세계 양심의 문제, 인류애의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며 “우리가 북한 인권개선을 위한 대학생들 간의 국제적 네트워크를 형성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선언했다.

또한 “전 세계 대학생간의 네트워크를 형성, 각국에서 활동하는 대학생 단체와의 상호교류와 연대활동을 통해 전 세계인에게 북한인권 문제의 절박함을 알리는 활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날 국제회의에는 ‘북한인권국제대회’ 신지호(자유주의연대 대표) 대변인, 구재회(프리덤하우스 북한인권담당국장) 집행위원장, 김영호 집행위원과 김문수 한나라당 의원, 마이클 호로위츠 미 허드슨 연구소 연구원 등이 참석했다.

▲ 위로부터 탈북대학생단체 <통일교두보> 서영석 대표, 미국 LINK 고등학생 회원 박보람양, 선언문을 읽는 일본 대학생 오카모토 하야토, 탈북대학생 강원철 씨.

국제회의 준비위 집행위원인 서영석 대학생 <통일교두보> 대표는 “7년 전 두만강을 건널 때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눈물 흘리던 생각이 난다”며 “그러나 오늘 많은 대학생이 참가한 것에 위안을 얻었고, 북한에 인권의 빛이 비출 날이 꼭 올 것으로 믿는다”며 참가 대학생들을 환영했다.

미국의 북한인권 단체 LiNK 고등학생 회원인 교포 1.5세 박보람 학생은 “<프리덤하우스>가 지난 7월 워싱턴에서 개최한 1회 북한인권대회에 미국 전역의 수많은 대학생들이 자원봉사자로 나선 것을 보고 놀랐다”며 “북한인권 문제가 정치인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학생들이 참여하여 역사를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박보람씨는 민간인권단체인 <프리덤하우스>에서 인턴으로 근무하며 북한인권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현재 버지니아주 고등학교에서 미국 최초로 고등학생 LiNK를 결성했다.

일본 참가학생 대표인 오카모토 하야토씨는 “거의 매일 미디어를 통해 북한에 관한 뉴스가 보도되기 때문에 일본에서도 북한 문제에 대한 의식이 매우 높다”며 “그러나 오늘 오전 시청 광장에서 (북한인권개선) 시위를 했는데 한국 사람들이 별로 관심을 보이지 않아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날 국제회의에는 2006년 북한인권국제대회가 열리는 벨기에 지역의 대학생, 일본에서 북한인권단체 RENK에서 활동 중인 간사이대 학생들, 미국, 캐나다, 서울에서 활동 중인 한인 대학생 모임 LiNK 대표들이 참가했다.

한국 참가 단체는 북극성(전북대), 북한인권학생연대, 인권의 빛(원광대), 통일교두보, 통일을 생각하는 대학생 연합, 통일한마당(연세대), 하눌타리(전북대), 한동대학교 통일준비위원회, 한울림(명지대), H.A.N.A(숙명여대), Hello NK(이화여대), 한민족인권수호대학생위원회 등 13개 곳이다.

탈북 대학생 강원철 씨와 오카모토 하야토 씨의 ‘북한인권 대학생 국제연대 결의문 낭독’으로 대학생 회의는 막을 내렸지만, 참가 대학생들은 4시부터 청계천에서 열리는 ‘북한인권개선콘서트’ 북한인권에 대한 열정을 불태운다.

북한인권대학생국제회의 선언문

오늘날 인권은, 인류사회에서 민족이나 국경, 이념이나 종교 등을 넘어, 다른 무엇과도 대체할 수 없는 중요한 가치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더구나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세계화의 흐름은 이러한 가치를 전 세계인의 것으로 만들어 가는데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 이것은 북한같이 극단적인 폐쇄사회조차도 더 이상 혼자서 살아갈 수 없게 됐다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북한 당국은 여전히 이런 세계사적 흐름을 거부한 채, 고문과 공개처형, 불법구금, 정치범수용소, 강제유산, 영유아 살해 등 차마 입에 담기조차 어려운 인권탄압을 자행하고 있으며, 김정일의 우상화 천국, 사상 노예국으로, 세계 역사에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인간 생지옥을 만들어 가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북한에 살고 있는 2천만 주민의 문제만이 아니며, 전 세계인의 부끄러움이 아닐 수 없다. 특히 북한의 청년학생들이 그들의 미래를 빼앗긴 채,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 우리를 더욱 슬프게 한다.

이러한 북한의 현실에 분노한 국제사회는 양심과 도덕의 부름을 받고 북한주민의 벗이 되고자 나서고 있다. 세 차례에 걸친 유엔인권위에서 북한당국에 인권개선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과 유엔총회에서의 인권결의안 채택이 말해주고 있으며, 각국의 지도자들과 지성인들의 우려와 비판이 늘어나고 있다.

인류 역사에서 정의의 편에 서기를 주저하지 않았던, 전 세계의 청년대학생들은 이러한 현실을 누구보다도 가슴 아파해야 하며, 북한인권 개선을 위해 온 힘을 다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오늘, 12월 10일은 57차 세계인권선언기념일이며, 오늘 열린 제1회 ‘북한인권대학생국제회의’는 매우 의미있는 대회가 될 것이다. 오늘을 기점으로 전 세계의 대학생들은 하나의 마음으로 전 세계의 인권실현, 특히 사회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아우슈비츠 수용소인 북한의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것을 선언하며, 이는 누구도 막을 수 없는 도도한 역사적 흐름이며, 인류가 추구하는 가장 숭고한 가치가 될 것이다.

북한의 청년학생들에게 연대와 희망의 메시지를 보낸다. 세계의 젊은이들은 북한의 참혹한 현실에 대해 슬퍼하고 분노하고 있으며, 북한의 인권문제 해결을 위해 그대들과 함께 싸우는 것을 시대의 사명으로 여기고 있다. 인권개선을 위한 북한 청년학생들의 끊임없는 노력에 경의를 표하며, 전 세계가 자신들의 편이라고 하는 것을 알고 끝까지 싸울 수 있기를 바란다.

북한인권국제대학생연대회의는 북한문제가 특히 한국사회에 매우 중요한 문제임을 알고, 북한인권문제에 대한 건전한 토론과 지성의 목소리를 전달할 것이다. 또한 국제적으로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공론을 형성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세계가 함께 ‘인권’을 외치면 북한도 결국엔 달라질 것이다.

이제 전 세계 젊은이들과 대학생들은 외친다.

1. 세계인이 하나 되어, 북한인권 해결하자.
2. 청년학생 힘을 모아, 북한인권 해결하자.
3. 북한인권 해결하고, 세계평화 이룩하자.

2005. 12. 10. 북한인권대학생국제회의

※ <북한인권국제대회>가 열리는 8~10일 DailyNK는 인터넷을 통해 행사를 현장 중계합니다. 국제대회의 진행상황을 가장 빠르게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국제대회 특별취재팀 dailynk@daily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