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인권, 국제사회 최대 어젠다로 떠올라

9일 오후 국제대회 세번째 세션에서는 ‘북한인권운동의 성과와 방향’에 대한 열띤 토론이 진행됐다.

질드윈 블랑샤(국경없는 의사회 서울지부 대표)의 ‘북한의 의료현실’에 대한 발제에 이어, 나디아 밀라노바(국경없는 인권, 벨기에 사무소 국장), 데이비드 호크(전 엠네스티 인터내셔널 미국지부장), 수잔 숄티(미국 디펜스 포럼재단 회장), 마스모토 테루아끼(일본 납북자가족협의회 대표), 한기홍(대회준비위 집행위원, NKnet 대표)가 토론자로 참석했다.

다음은 발제 및 토론의 주요 발언.

○ 질드윈 블랑샤 – 북한의 의료현실

 

▲ 北북인권국제대회 NGO회의 참석자들

고통받는 자들에게 의료적인 지원을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7년 전에 <국경없는 의사회>는 북한에서 추방되었다. 북한에서 NGO 단체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95년 <국경없는 의사회>는 북한의 기근현상에 대해 조사하고, 의료품을 전달해달라는 의사를 전달받았다. 60여 개의 구호센터를 돌보기로 의뢰받았으나 북한주민들에게 다가가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북한사회를 조금씩 단계적으로 인권의 공간으로 만들어갈 수 있도록 기다렸다. 고통받는 주민과 이를 도와주고자 찾아가는 공간이 바로 북한이다. 기본적인 구호와 지원을 최대한 노력해왔다. 그러나 북한에서 추방당할 수밖에 없었다.

북한당국으로부터 “자국민을 그대로 두라, 자국을 가만히 내두어라”는 압력을 NGO 단체들은 많이 받는다. 희생자와 병든환자들을 방치해두면 어떻게 병이 낫겠는가. 북한주민들은 이제 스스로를 돌보아야 하는 최대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현재 북한에서는 감기를 처방할 수 있는 약도 모자란다. 또 좋지 않는 약만 있어 내성을 키우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10년 동안 활동하면서 정치적인 영역, 인도적 영역의 선을 명확히 긋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았다. 인도주의적 활동이 불가능한 여건이 조성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 나디아 밀라노바

중요한 문제는 NGO 비난에 대해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가다. 북한의 인권과 난민문제에 대해 정치적 문제라는 주장을 어떻게 보아야 할 것인가? 그것이 바로 압력이라는 것이다. 중국도 국제사회의 인권을 지키지 않는 것에 책임을 져야 한다. 유엔인권위의 역할이 중요하다. 북한 난민에 대한 직접적 접촉이 가능하도록 해주어야 한다.

○ 데이비드 호크

▲ 데이비드 호크 前 앰네스티 미국지부장

우리는 지속적인 자료를 수집하고, 인권유린에 대한 보고할 것이다. 우리는 자료보다 훨씬 적은 분량만을 알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엠네스티에서 개별자료들을 수집해나갈 것이다. 정치범수용소에 확실하게 수감된 사람들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고 그들을 구출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최대한 힘을 들여 난민을 구호해야 한다.

중국정부가 박해가 우려되는 곳으로 송환하는 것을 중단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인도주의적 송환에 대해 모니터링을 해야 한다. 국제사회에서 북한인권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하는 것은 최근 몇 년동안 굉장한 성과가 있었다. 그러나 6자회담에 대해서는 큰 성과를 기대하지 않는다. 정전협약이 평화조약으로 대체될 것으로는 크게 기대하지 않는다.

그러한 의제에 북한인권문제를 포함시키는 것은 핵문제가 남아있는 한 해결이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사태를 지켜보면서 노력할 부분이 있다면 인도주의적 지원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다.

○ 수잔 숄티

 

▲ 수잔 숄티 美 디펜스포럼 대표

모든 국제사회의 주요 어젠다에 북한의 인권문제가 포함되어야 한다. 미 북한인권법도 최근에 통과되었지만, 이런 인권법이 북한주민을 도와주는 길이 될 것이다.

중국에 압력을 넣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베이징 올림픽 불참이라든지, 중국제품에 대한 보이콧 등 여러 방법으로 중국에 압력을 넣어 북한인권문제에 중국이 나설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정부 차원에서 북한인권문제를 적극적으로 나설 수 없다면 북한인권 NGO의 활동을 적극적으로 보장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나아가 북한에 압력을 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북한인권문제, 수용소 등의 정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이 사실들을 김정일 정권에 알리고 압력을 가해야 한다.

○ 한기홍

▲ 북한민주화네트워크 한기홍 대표

지난 10년 간 북한인권운동이 가져온 첫번째 성과는 잔인한 북한인권 실태가 국제사회에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많은 탈북자들이 북한에 대해 증언했고, 북한관련 NGO들이 적극적으로 활동했다.

두 번째, 국제사회에서 북한인권문제는 꼭 해결해야 할 주요 의제가 되었다는 것이다. 유엔인권위 뿐만 아니라 유엔총회에서도 북한인권결의안이 채택되었고, 미국에서는 북한인권법도 제정되었다,

세번째, 한국은 그동안 북한인권문제에 대한 관심이 적었으나 최근들어 상황이 변하고 있다. 이제 북한인권문제는 더 이상 감출 수 없는 문제가 된 것이다. 한국의 양심적 지식인들을 기반으로 북한인권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네 번째, 탈북자들이 이 운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게 되었다. <자유북한방송>이 단파 라디오를 송출하게 되었다. <북한민주화운동본부>의 경우 탈북자 지원사업, 국군포로에 대한 송환사업에도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또한 북한인권 해결을 위한 국제적인 연대에도 나서고 있다.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서는 첫째, 느슨하게 구축되어 있는 북한인권 NGO들의 네트워크가 체계적이고 광범위하게 구축될 필요가 있다. 한국의 NGO들은 규모가 적고, 재정 상황이 좋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를 위한 국제적, 국내적 기금이 조성되어 북한인권 개선을 위한 기반이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둘째로 인류 역사상 독재자가 스스로의 양심으로 독재체제를 바꾼 사례는 없었다. 즉 강력한 압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압박정책이 무의미하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는데, 유럽연합, 일본 등을 비롯한 국제사회, 정부, 정치인들이 북한과의 협상에서 인권 어젠다를 포함시키고 적극적으로 제기해야 한다.

셋째로 북한인권의 피해자는 곧 북한주민이고, 북한의 인권문제를 해결할 궁극적인 주인공도 곧 북한주민이다. 그러므로 세계의 상황, 또한 북한의 주민들이 세계가 얼마나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를 정확하게 알 필요가 있다. 따라서 북한에 정보를 제공하는 사업들이 잘 진행되어야 한다. 좀 더 본격적인 라디오 방송을 시작해야 한다.

또한 김정일 정권의 폭압 등이 담긴 서적, 비디오 테잎 등의 기록이 북한에 제공되어야 한다. 이를 통해 북한주민들이 자신들이 얼마나 비참한 상황을 겪고 있는지 느낄 것이고, 내부에서 적극적 인권개선과 민주화를 찾기 위한 노력이 조금씩 늘어나게 될 것이다.

※ <북한인권국제대회>가 열리는 8~10일 DailyNK는 인터넷을 통해 행사를 현장 중계합니다. 국제대회의 진행상황을 가장 빠르게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국제대회 특별취재팀 dailynk@daily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