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축구 남북대결 성사…北평양서 태극기 볼 수 있을까?



▲2014년10월1일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안게임’ 여자축구 시상식에서 각각 금메달과 동메달을 획득한 한국과 북한 선수들이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연합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이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 예선에서 북한과 같은 B조에 편성됐다. B조 예선 개최지인 북한 평양에서 남북대결이 불가피해진 것. 한국 축구가 성인 대표팀과 청소년 대표팀까지 남녀를 통틀어 타이틀이 걸린 대회를 북한 평양에서 치르기는 이번이 사상 처음이다.

대한축구협회는 “21일(한국시각) 요르단 암만에서 열린 AFC 여자아시안컵 예선 조 추첨 결과, 북한, 우즈베키스탄, 홍콩, 인도와 함께 B조에 편성됐다”고 밝혔다. B조 예선 경기는 오는 4월 평양에서 모두 치러지며, 한국은 4월 5일 인도, 7일 북한, 9일 홍콩, 11일 우즈베키스탄과 차례로 시합을 갖는다.

2019년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월드컵 본선행 티켓을 획득하기 위한 아시아지역 예선전을 겸하고 있는 아시안컵 대회인 만큼 한국 여자 축구팀은 초반부터 힘겨운 싸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은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랭킹 10위로 한국(18위)보다 전력이 앞서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역대 상대 전적에서도 한국은 1승 2무 14패로 절대적인 열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남북대결이 확정되면서 북한 당국이 경기당일 태극기 게양과 애국가 연주를 허용할지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AFC는 개최국이 참가국의 국가 연주와 국기 게양을 허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과거 북한 당국이 태극기 게양과 연주에 난색을 보임에 따라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이 ‘제3국’인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개최된 적도 있다. 당시 예선은 서울과 평양을 오가는 홈앤어웨이 방식으로 치러질 예정이었다.

하지만 오는 4월 북한과 한국의 경기만 제3국에서 치르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월드컵 예선은 홈앤어웨이 방식이지만 이번 아시안컵 예선은 각 조 예선 대회를 유치한 국가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이 여자아시안컵 예선 개최지 신청을 받았는데 북한이 B조 대회를 통째로 유치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23일 데일리NK에게 “북한이 B조 경기 개최권을 땄기 때문에 별 다른 요인이 없는 한 한국과의 경기만 제3국에서 열릴 가능성은 없다”면서도 “태극기 게양과 애국가 연주가 실제로 이뤄질 지에 대해서는 아직 확인된 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