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南유인납치 정당화 위해 종업원 동료 내세워”



▲ 미국 CNN과 인터뷰를 하고 있는 북한 식당 종업원들. /사진=CNN 캡처

중국 내 북한 식당 종업원 13명이 집단 탈북한 사건과 관련, 이들의 동료 종업원 7명이 평양에서 미국 CNN과 단독 인터뷰를 통해 남한 당국의 지시하에 벌어진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CNN이 21일 보도했다.

북한에 송환된 종업원들이 해외언론을 통해 입장을 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은 동료들이 식당 지배인에게 속아 한국에 갔다며, ‘자발적 탈북’이 아닌 ‘유인 납치’라는 북한 당국의 주장을 되풀이했다.

수석 종업원으로 일했던 최혜영 씨는 “지난달 중순 지배인이 종업원을 불러 모아놓고 식당을 동남아시아 어딘가로 옮긴다고 말했다”며 “이후 지배인이 나에게만, 사실은 남한으로 탈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 씨는 시간이 촉박해 일부 종업원들에게만 이 사실을 전할 수 있었다며, 자신이 종업원들 전부에게 전하지 못해 일부 동료가 북한으로 돌아오지 못하게 된 것에 자책의 눈물을 터뜨렸다고 CNN은 전했다.

또 다른 종업원 한윤희 씨는 “나는 내 동료들이 속아서 한국에 끌려갔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그곳에서 엄청난 시련을 겪을 것”이라면서 “그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찢어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씨는 “우리는 부모와 조국, 김정은 원수님을 절대 떠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 중 아무도 그런 일을 할 사람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한 고위 탈북민은 21일 데일리NK와의 인터뷰에서 “평양으로 돌아온 이들은 북한당국의 ‘각본’대로 움직일 수밖에 없다”면서 “북한 당국이 ‘한국 납치 주장’을 정당화하기 위해 이들의 외국 언론 인터뷰를 계획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송환된 7명은 탈북한 종업원들과 같은 집단이었기 때문에 무조건 ‘연대적 책임’을 질 수밖에 없다”면서 “그래도 (이들은) 다시 평양으로 왔기 때문에 수용소까지는 가지 않겠지만, 계속 북한에서 사는 이상 앞길은 꽉 막힐 것이다. 다시 중국으로 가는 것은 고사하고, 원래 평양에서 살았었다면 가족들까지 전부 지방으로 추방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앞서 북한은 지난 12일 적십자회 대변인 담화를 통해 한국 정부를 거세게 비난하면서 종업원들의 송환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북한 해외 식당 종업원의 집단 귀순은 순전히 자유의사에 따른 것으로 북한의 억지 주장은 논평할 가치조차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북한 적십자회 중앙위원회는 이날 대변인 성명에서 “사랑하는 딸들을 백주에 유인납치당한 우리 가족들은 지금 한시바삐 꿈결에도 보고 싶은 자식들과 직접대면 시켜 줄 것을 간절히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성명은 이어 “우리는 가족들의 절절한 요구에 따라 그들이 자식들과 직접 만나보도록 하기 위해 판문점 또는 필요하다면 서울에까지 내보낼 것”이라고 강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