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영길 北 총참모장 종파 및 세도·비리 혐의로 처형돼”

북한 리영길 인민군 총참모장이 이달 초 ‘종파분자 및 세도·비리’ 혐의로 처형된 것으로 10일 알려졌다.

복수의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리영길은 지난 2~3일 김정은이 주관한 노동당 중앙위원회·군당(軍黨)위원회 연합회의 전후로 처형됐다.

리영길은 2012년 중부 전선을 관할하는 5군단장에 기용됐고, 2013년 군 총참모부 작전국장을 거쳐 같은 해 우리 군의 합참의장에 해당하는 총참모장에 발탁된 인물이다.

총참모장 기용 이후 2014년까지는 당(黨) 정치국 후보위원에도 임명되는 등 김정은의 신임이 두터웠으며, 올해 1월까지는 김정은이 참관한 군사훈련과 인민무력부 방문을 수행하는 등 정상적으로 활동해 왔다.

그러나 지난 2~3일 ‘당(黨) 중앙위원회·군당위원회 연합회의’에 이어 8일 ‘지구관측 위성 광명성 4호 발사 성공’을 축하하는 평양시 군민경축대회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신변 이상설이 제기됐다.

북한 노동신문은 전날 군민경축대회 주석단에 자리한 인사를 소개하면서 김영남(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황병서(군 총정치국장), 박봉주(내각 총리), 김기남·최태복(노동당 비서), 박영식(인민무력부장), 리명수(인민군 대장) 등의 순으로 호명했다.

북한 매체들은 행사의 참석자 명단을 소개할 때 인민무력부장 바로 다음에 총참모장을 호명하는데 리영길이 빠진 것이다. 대신에 리명수 인민군 대장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 대북 소식통은 “군민경축대회에선 황병서, 박영식과 함께 리명수 전 인민보안부장이 군 수뇌부 자리에 위치하고 있었다”며 인민군 총참모장이 리영길에서 리명수로 교체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 소식통은 리영길의 처형 사유로 거론되는 종파분자 및 세도·비리 혐의에 대해서는 “리영길은 그동안 원리원칙에 충실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는 점에서 북한이 처형을 정당화하기 위해 내세운 명분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또한 이 소식통은 “최근 김정은에 의해 이루어지는 당 간부 출신들의 군 요직 기용에 대해 정통 야전(野戰) 출신인 리영길이 불만을 표출”했거나 “군에 대한 당의 통제를 주도하는 인물들이 리영길을 제거하기 위해 ‘김정은에 대한 불경(不敬) 언급’ 내용을 보고하여 숙청결정을 이끌어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