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파견 北노동자, ‘생활고’ 비관해 분신 자살

러시아에 파견돼 일하던 북한 노동자가 새해 첫날 스스로 분신(焚身)해 목숨을 끊은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언론매체인 프리마메디아는 2일 “지난 1일 새벽 블라디보스토크의 체르냐코프스키 지역 주택단지에서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북한 노동자가 불에 타 숨져 있는 것을 인근 주민들이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고 보도했다.

매체가 인용한 현지 경찰에 따르면, 숨진 북한 노동자의 집에는 한글로 된 유서가 있었으며, 유서에는 ‘힘든 생활로 많이 지쳤다’면서 ‘나는 죽지만 아무도 원망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2007년 이후 러시아로부터 쿼터를 받아 연해주 지역에 북한 노동자들을 건설노동자들로 파견하고 있다. 2013년 기준으로 약 3만 명이 넘는 북한 노동자가 러시아에 파견된 것으로 알려진 상태다.

지난 7월 데일리NK가 러시아 현지 소식통과 통화한 바에 따르면, 러시아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은 월 800~1000달러씩 벌고 있으나 월급의 대부분을 외화벌이 등 충성자금 명목으로 착취당하고 있다. 이 같은 북한의 노임 착취와 열악한 환경으로 인해 근무지를 이탈하는 북한 노동자들이 속출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