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BBC, 내년 대북 방송에 역대 최대 규모 지원

지난 9월 대북방송 실시 계획을 밝혔던 영국 공영방송 ‘BBC’가 2017년 회계연도가 시작되는 내년 10월부터 대규모 정부 예산을 받아 북한과 아프리카 등에 뉴스를 송출한다고 밝혔다. 

24일 미국의 소리 방송(VOA)에 따르면, BBC는 23일 북한과 에티오피아, 에리트리아 등에 라디오 방송을 송출하고, 러시아와 중동, 아프리카 나라들을 대상으로 TV 또는 디지털 방송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BBC에게 할당되는 예산은 2017년 회계연도에 5,100만 달러이며, 2018년 회계연도부터는 매년 1억 2,800만 달러가 지급된다.

토니 홀 BBC 사장은 “BBC 국제방송에 할당된 이번 예산안의 증액 규모는 역대 최대”라면서 “(국제방송은) 정확하고 공정하며 독립적인 뉴스 보도를 통해 전 세계 민주주의를 옹호하겠다는 BBC의 약속을 이행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홀 사장은 이어 “BBC 국제방송은 영국의 가장 중요한 문화 수출 창구 중 하나이자 최고의 국제 영향력 확대 수단의 일부”라면서 “이번 (정부) 지원을 통해 전 세계 5억 명 인구에게 다가가겠다는 목표에 속도가 붙게 됐다”고 강조했다.

영국 정부 역시 이날 “BBC 국제방송이 전 세계에서 가장 외떨어진 지역까지 다가감으로써, 그럴 기회가 없었던 해당 지역의 개인과 사회에 영국과의 연결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면서 “새 예산을 BBC 국제방송의 TV와 라디오, 디지털 방송에 투입할 계획”이라고 확인했다고 VOA는 전했다.

한편 BBC는 지난 9월 향후 10년 안에 북한에 단파 라디오를 통한 일일 뉴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영국에서는 지난 2008년 의회에서 북한 민주화 방안 회의가 열린 것을 계기로, 의원들과 민간단체들을 중심으로 BBC의 대북방송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특히 마이클 커비 전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 위원장도 지난해 3월 영국 ‘인디펜던트’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BBC의 대북방송이 필요하다고 주문한 바 있다.

그러나 BBC 경영진은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북한 당국의 통제와 전파 방해, 열악한 청취 환경 등을 이유로 들며 대북방송에 소극적이었고, BBC 국제방송에 예산을 지급하는 영국 외교부 역시 대북방송은 제작비 대비 효율성이 낮다는 이유로 비현실적이란 지적을 해왔다.

하지만 BBC는 지난 2013년 대북방송을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데 이어 올해 1월 ‘뉴스의 미래’라는 보고서를 통해 북한에 효과적인 방송을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하는 등 전향적인 자세를 보였다.

현재 BBC는 전 세계 3억 800만 명의 시청자와 청취자를 확보하고 있으며, 2022년까지 그 수를 5억 명까지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