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과학중시’ 정책 치적 마련 선전에 불과”

북한이 올해 과학자들을 위한 초고층 살림집 건설을 진행하는 등 김정은 시대 들어 과학에 중점을 두고 국가적 투자에 주력하고 있다. 


북한 노동신문은 14일 김정은이 대성구역 룡흥 네거리에 건설되고 있는 과학자 살림집 건설장을 시찰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현재 건설 중에 있는 초고층 살림집은 김정은이 김일성종합대학 교원(교사), 연구사들에게 주는 ‘사랑의 선물’이라며 “당의 은정 속에 나날이 더욱 활짝 꽃펴나는 우리 인민들의 생활을 조형 예술적으로 형상하여 건설되고 있다”고 선전했다.


김정은의 과학자 살림집 건설장 현지시찰은 지난달 1일과 이달 7일에 걸쳐 이번까지 세 번째다. 북한 매체들은 김정은이 살림집 건설을 직접 발기하고 건설정형을 수시로 보고받는 등 필요한 대책을 세워주고 있다고 선전하고 있다.


김정은은 올해 신년사에서 “새 세기 산업혁명의 불길을 세차게 지펴 올려 과학기술의 힘으로 경제강국 건설의 전환적 국면을 열어놓아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또 이번 과학자살림집 현장에서는 “과학자, 기술자들을 내세우고 적극 우대해주어야 우리 당의 과학중시사상을 철저히 관철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지난달 1일 과학자 살림집 건설현장을 찾아서는 “올해는 높은 과학기술 성과로 나라의 존엄과 국력이 만방에 과시된 과학자들의 해나 같다”며 “우리 당의 과학기술 중시정책의 정당성을 실천으로 증명한 과학자들에게는 아까울 것이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러한 과학중시 정책이 주민생활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두고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북한의 경제사정 등을 감안할 때 장기적인 과학중시 정책이 이어지기는 힘들다고 내다봤다. 이는 북한의 과학중시 정책이 일종의 프로파간다(선전)에 그칠 것이란 지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북 전문가는 데일리NK에 “현재 김정은이 업적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에서 과학 중시를 통한 경제발전을 내세우고 있는 것”이라면서 “북한은 기본적으로 군 중심의 경제, 즉 제2경제에 모든 것이 집중된 사회이기 때문에 과학을 중시한다고 주민 생활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제1경제 발전을 가져오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치적 마련을 위한 선전으로 끝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영기 고려대학교 북한학과 교수는 “과학은 경제를 발전시키는 요소 중 하나인데 그러한 것을 어디에다 쓰는가가 가장 중요하다”면서 “핵무기 개발 등에 사용하면 과학기술을 발전시킨다 해도 주민들의 생활에는 전혀 도움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조 교수는 “북한의 과학 중시가 장기적으로 얼마나 갈 수 있는가 하는 것이 중요한데 과학은 머리로만 하는 것이 아니고 자원이 있어야 하는 만큼 북한의 경제를 감안할 때 장기성에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면서 “과학기술이 주민경제를 위한 것이 아닌 군사를 목적으로 한 기술이 아닌지 주의 깊게 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