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 질 따지는 北여성들, 중국산보다 북한산 생리대 선호

최근 생리대 유해성 논란을 일으킨 한 업체가 소비자들의 집단적 항의에 환불을 결정했다. 아직 유해성 여부가 정확히 판명이 된 것은 아니지만 생리대의 경우 여성의 건강과 밀접하게 연관된 위생용품이라는 점에서 소비자들이 더 민감하게 반응한 것이다.

그렇다면 북한의 경우는 어떨까.

과거에는 여성의 대표적인 위생용품인 생리대 역시 국가가 일괄적으로 생산과 공급을 책임졌지만 지금은 시장에서 다양한 종류의 제품들이 유통되고 있고, 제품의 질을 꼼꼼히 따지는 소비 패턴도 정착됐다고 한다.

또한 기업뿐만 아니라 개인도 생리대를 생산하면서 생리대 시장도 점차 확대됐다. 과거 북한여성들이 가제천(면생리대)으로만 위생관리를 하던 때와는 다른 양상이다.

윤미정(가명·2015년 탈북) 씨는 “시장에는 종이 위생대(일회용 생리대)도 있지만, 가제천 위생대(면 생리대)인 ‘향균 생리대’라는 제품이 있다”면서 “젊은 층은 종이 위생대, 나이든 사람들은 세탁해 쓰는 가제천 제품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이어 윤 씨는 “현재 군수공장이 위생대(생리대) 생산은 많이 안하고 있고, 개인이 짝퉁(모조품)을 만들어서 판매 한다”면서 “공장제품은 1개에 1달러, 짝퉁(모조품)은 0.3달러 정도 하고 중국산보다 북한산 제품이 질이 훨씬 좋다”고 설명했다.

중국산이 북한산보다 가격이 저렴한 경우가 많지만 제품의 질이 낮아 북한산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북한산인 ‘대동강’ 제품과 ‘밀화부리’라는 제품이 인기가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 생리대는 15개입 기준, 0.5~0.6달러(한화 500원~700원) 정도로 팔리고 있다고 한다.

북한산 생리대의 품질 향상은 북한 당국의 관심이 반영된 결과이기도 하다. 김정일은 2010년 생리대 생산지인 ‘12월 7일’ 공장에 방문해 질 높은 제품을 생산할 것을 지시했고, 김정은도 2016년 3월 같은 곳을 방문해 “인민들에게 질 좋은 위생용품을 더 많이 공급해야 한다”고 지시한 바 있다.

이와 관련 강선애(가명·2012년 탈북) 씨는 “요즘은 종이 위생대(생리대)가 생겨 편리하지만, 과거엔 주로 만들어서 썼다”며 “가난한 집에서는 아무 천이나 생리대로 사용하기도 하는 등 위생 개념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김정일의 공장 시찰 이후 북한의 위생대(생리대) 질이 좋아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북한시장에서 의복 등 상표가 제거된 한국산 제품이 공공연하게 판매되고 있지만 아직까진 남한산 생리대 등 소모품까지는 유입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