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유입 언론이 미얀마 변화 이끌었다…“북한도 변화 가능”

 

북한 사회의 변화를 위해 북한 내에서 당국의 인권침해 실상을 기록해 알리는 사람들을 육성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왔다. 미얀마 소수민족 출신의 인권활동가와 기자들이 군부 정권의 인권 실태를 전 세계에 폭로해 민주화에 기여했듯이, 북한 주민의 목소리를 대변할 활동가를 육성해 북한인권 실상을 국제사회는 물론 주민들에게 알리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미얀마 소수민족 출신의 나이 카사우 몬 몬랜드 인권 재단(HURFOM) 사무총장은 20일 “군부 정권 당시, HURFOM은 소수민족 출신의 젊은 인권활동가들을 육성해 정권이 자행하는 인권 침해 실상을 기록하도록 했다”면서 “이를 보고서로 만들어 국제인권단체 및 해외 정부에 전달하는 동시에, 미얀마 주민들이 이 사실을 직시하도록 보도했다”고 밝혔다.

몬 사무총장은 이날 국민통일방송과 데일리NK가 공동주최한 국제회의 ‘국경의 연결 : 쿠바와 미얀마의 경험을 통해 본 북한 정보자유화’에 참석, “태국 등 이웃국가로 피신해 교육시킨 인권활동가들은 다시 미얀마로 돌아가 그곳 주민들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데 주력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미얀마 주민들의 목소리를 담은 정보를 뉴스 웹사이트와 FM 라디오 방송으로 제작해 주민들에게 다시 전달되도록 했다”면서 “시민운동으로 미얀마 내의 민주 공간을 확산시키고, 동시에 정확한 뉴스와 정보로 주민들의 민주주의 교육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언론은 미얀마 사회에 새로운 힘을 불어넣었다. 미얀마 주민들은 자신들의 사회에서 실제 일어나는 일에 대한 뉴스를 접했고, 이는 그들의 인식과 결정에 많은 영향을 줬다”면서 “실제 미얀마 주민들은 ‘미얀마 민주화의 목소리’ ‘자유아시아 방송’ ‘미국의 소리’ ‘BBC’ 등을 청취하며 미얀마 실상을 깨닫고자 했다. 그 열망은 군부 정권의 통제 수준을 넘어섰다”고 증언했다.

몬 사무총장은 이와 함께 한국을 비롯해 해외에 거주하고 있는 탈북민들이 북한 내부 주민들과 연대해 활동한다면 북한 내부에 보다 더 많은 정보를 유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 내에서 인권 단체가 생겨나기 어렵다는 건 알고 있다. 하지만 군부 정권 아래 미얀마에서도 결국 시민단체가 생겨났고, 그 끝에 시민사회를 육성했다”면서 “북한 내에 있는 사람의 역량을 길러내 시민사회의 초석으로 삼는 게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많은 탈북자들이 타국에서 거주하고 있는데, 이들과 함께 시민단체 구성해 북한 내 친척이나 친구들에게 민주주의와 통일에 관한 얘기를 하도록 해야 한다”면서 “북한 내에 정보를 유입할 통로를 많이 만들수록, 북한 주민들이 정치적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여건도 확대될 것”이라고 피력했다.

▲강신삼 북한정보자유국제연대 공동대표가 토론자로 참석해 북한 정보 자유화 방안에 대해 말하고 있다. / 사진=데일리NK

이와 함께 그는 “북한 주민들로부터 직접 그들이 겪은 인권 유린과 정치적 탄압에 관한 증언을 얻고, 이를 다시 북한에 전달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면서 “라디오 방송을 통해 북한 내에 이를 전달하는 동시에, 각종 언론이나 SNS(사회관계망) 등을 활용해 해외에 거주하는 탈북민들에게도 이를 알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토론자로 참석한 강신삼 북한정보자유국제연대 대표는 “북한 당국의 통제를 벗어나 유통되는 각종 정보들이 북한 주민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면서 “통제 속에서 불완전하게 제공되는 정보는 굴절과 왜곡을 거쳐 전달될 위험이 있다. 과도한 체제 비판은 정보의 신뢰성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북한에 유입되는 정보의 질과 효율성에 대한 고민도 같이 진행돼야 한다”면서 “기존에 유입된 여러 콘텐츠에 대한 비판적 검토와 함께 변화된 북한 상황을 고려한 새로운 콘텐츠 제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한 당국은 계속 늘어나는 외부정보 유입에 맞서 이를 통제하고 차단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들을 하고 있다”면서 “정보의 질을 높이고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선 다양한 부문의 전문가들과 연대하며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김명준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도 “북한에서 장마당이 활성화된 이후 정보의 유통은 불가피해졌다. 한국의 대중문화와 정보가 장마당에서도 활발히 거래될 정도”라면서 “한국의 정보와 대중문화에 담겨 있는 ‘민주주의’와 ‘자유’라는 가치를 통해 북한 주민들에게 민주화 교육을 진행, 궁극적으로 의식 변화를 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