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부터 ‘학년말시험’ 시작…코로나에 전례없이 2월에 치러져

2020년 2학기 진도 지닌달 마무리…소식통 "시험기간 전보다 3일 늘어나, 방역 조치 때문인 듯"

개학
북한 대외선전매체 ‘메아리’는 지난해 6월 4일 전날(3일)개학한 평양시 대동강구역 옥류소학교 모습을 보도했다. /사진=메아리 캡처

북한 학교들의 학년말시험이 1일부터 전국에서 일제히 시작된 것으로 전해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학교 진도가 미뤄지면서 학년말시험이 전례 없이 2월에 치러지게 됐다는 전언이다.

양강도 소식통은 1일 데일리NK에 “오늘(1일)부터 학년말시험 기간을 선포한 교육위원회 지시문에 따라 전국 학교들이 학년말시험에 진입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교육 당국은 앞서 대학교, 초·고급중학교(중·고등학교), 소학교(초등학교)들의 학년말시험 실시와 관련한 구체적 지시문을 내려보냈다. 북한의 학년말시험은 우리의 기말고사와 유사한 학력 평가로, 새 학년 진급을 위한 필수 요건이다.

해당 지시문에는 1월 23일까지 학년별 진도를 끝마치고 1월 24일부터 31일까지 학년말시험을 위한 준비사업을 진행해 2월 1일부터 전국 학교들에서 일제히 학년말시험을 치르도록 하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원래 2학기 진도는 11월 말이나 12월 첫째 주에 끝나는 것이 정상이나 전염병 사태로 늦어져 그간 방문 수업 등 여러 방식으로 진도를 나갔고, 지시에 따라 전국에서 통일적으로 1월 23일에 2학기 진도를 다 나간 것으로 집계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지시문에는 대학은 2월 1~13일, 초·고급중학교와 소학교는 2월 1~10일을 학년말시험 기간으로 한다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껏 대학의 학년말시험은 10일간, 초·고급중학교와 소학교의 학년말시험은 7일간 진행됐으나, 코로나19 방역 조치 때문에 불가피하게 시험 기간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소식통은 “이전보다 더 긴장된 태세로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면서 학년말시험을 질적으로 보장하라는 지시가 있었다”면서 “도·시·군 교육부는 각급 학교들, 비상방역위원회 일군(일꾼)들과의 밀접한 연계 속에 많은 인원이 겹치지 않는 시험 집행 방식을 도입하고 시험장에 오는 학생과 교원, 시험관들 모두 마스크를 무조건 착용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현재 시험 기간에 돌입한 학생들은 각자 집에서 시험공부에 열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초·고급중학교와 소학교 학생들은 시험 성적에 따라 최우등, 우등, 보통 순으로 등급 평가를 받는데, 12년제 의무교육 범주에 들어있는 이 학생들은 사실상 낙제에 해당하는 시험 성적을 받더라도 기본 ‘보통’ 등급이 매겨져 새 학년으로 진급하고 있다. 초·고급중학교와 소학교의 학년말시험은 학생들 간 우열을 가리는 잣대일 뿐, 진급과 낙제의 판단 기준이 되지는 않는 셈이다.

그러나 의무교육에 해당하지 않는 대학생들의 경우에는 학년말시험 성적이 좋지 않으면 실제 낙제하기도 한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이 때문에 북한에서는 학년말시험이 끝난 뒤 대학생의 부모들이 자식들을 어떻게든 진급시키려 교수들에게 뒷돈을 찔러주는 등 부정한 일을 저지르기도 한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한편, 이번 학년말시험이 마무리되면 곧바로 겨울방학이 시작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학생들 사이에서는 예년보다 방학 기간이 짧아지다 보니 “공부도 공부 같지 않았는데 방학도 방학 같지 않다”는 등의 불만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한다.

이 밖에 소식통은 “올해 1학기 개학에 대해서는 아직 별다른 지시가 내려오지 않은 상태”라며 “도·시·군 교육부에서는 2월 16일(김정일 생일 기념일, 광명성절) 전에 (개학 관련 지시문이) 나오지 않겠냐는 말이 나온다”고 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지금 도·시·군 교육부는 각급 학교들의 발열 증상자와 자택 및 국가기관 격리자 명단을 만들고, 미등교 개학 대책안을 담은 제의서를 작성하고 있다”며 “방역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개학을 하더라도 등교는 또다시 안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