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수산물, 中 시장서 버젓이 거래…대북제재 ‘구멍’?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따라 북한의 수산물 수출이 금지됐지만, 여전히 북중 접경지역인 중국 지린(吉林)성 옌지(延吉)시의 시장에서는 북한산 수산물이 버젓이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재차 확인됐다.

중국의 대북 소식통은 14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대북) 제재에도 북한산 수산물이 많이 팔리고 있다”며 “대게 가격은 500g에 30~40위안 정도”라고 전했다.

앞서 지난해 말 옌지 시장에서 북한산 대게가 신선도에 따라 500g당 40~80위안에 팔린 것과 비교해 최근에는 더욱 싼 값에 거래되고 있는 셈이다.

실제 옌지시에는 여전히 냉동이 아닌 싱싱한 북한산 수산물이 유입되고 있으며, 최근 제철을 맞은 대게의 경우에는 물량도 많아 가격 또한 저렴하게 팔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산 대게는 북한산에 비해 비싸고 신선도도 떨어지기 때문에 값 싸고 신선한 북한산 대게를 찾는 소비자들이 대부분이라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소식통은 “(북한산 수산물은) 중국 훈춘과 북한 원정리를 통하는 세관이나, 국경 연선(인근)의 강폭이 좁은 곳을 통해 중국으로 몰래 들여온다”며 “세관으로 들어오는 것은 뇌물 등을 통해 눈 감아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본보가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내 북한산 수산물 거래 실태를 보도했던 바에 의하면 당시에도 북한산 수산물은 밀수를 통해 중국으로 유입돼 상대적으로 싼 값에 거래되고 있었다. (관련 기사 바로 가기 : “활발한 밀수로 中 옌지 시장서 북한산 수산물 넘쳐나”)

중군 옌지의 한 시장에 북한산으로 보이는 대게가 수조에 가득히 차 있다. / 사진=데일리NK

앞서 지난해 8월 5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북한의 수출금지 대상에 수산물을 포함한 대북제재 결의 2371호를 채택했다.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 역시 이후 같은달 15일부터 북한산 수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했다.

그러나 이 같은 대북제재에도 불구하고 북한과 맞닿은 중국 동북3성 일부 지역에서 북한산 수산물이 버젓이 판매되는 모습이 거듭 포착되면서, 중국과 북한 사이에 모종의 거래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중국 정부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를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고 강조하지만, 제재의 ‘구멍’인 밀수에 대한 철저한 단속은 여전히 미흡한 상태다.

한편, 이 같은 모습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수산물 수출길이 막힌 북한 거래업자들이 밀수로 시선을 돌려 돌파구를 마련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는 방증으로도 읽힌다. 약간의 손해를 보더라도 싼 가격에 팔아 넘겨 조금이나마 자금을 확보하는 게 우선이라고 판단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