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점은 북한의 핵무기와 물질, 시설, 계획 등 모든 면에서의 폐기입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18일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념 기자회견에서 정부가 추구하는 북한 비핵화의 목표점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또한 강 장관은 이날 회견에서 “그렇게(비핵화로) 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사찰과 검증이 분명히 필요한 것”이라며 “(사찰과 검증은) 북한이 협력해줘야 가능한 부분이지만 구체적으로 그것을 어떻게 만들어 나갈 것인지는 앞으로 고위급회담 그리고 실무회담에서 계속 북미·남북 간에 할 수 있는 이야기이고, 남북미 3자도 여건이 되면 논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이어 북한의 핵개발에 대응해 국제사회가 가하고 있는 대북제재의 해제 문제와 관련, “북한이 실질적인 비핵화 진전, 의미 있는 비핵화 조치를 취하기 전에는 제재는 유지돼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라며 “과연 어느 시점에서 제재를 재고할 수 있느냐는 문제는 앞으로 미국과 계속 긴밀히 공조하고 (의견을) 공유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모두발언에서 “취임 시 북핵문제를 최우선에 두고 보다 능동적이고 주도적인 노력을 통해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어내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면서 “이제 고비 하나를 넘겼다고 생각하지만 앞으로 더 많은 고비가 있을 수 있고 그럴수록 외교적인 노력이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그러면서 “외교부로서는 이번에 마련된 소중한 대화의 모멘텀을 십분 활용해서 남북·북미정상이 합의한 비핵화와 안전보장, 평화체제로 이어지는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 청사진을 현실로 구현하는 데 최선을 다해나갈 것”이라며 “북한이 과감하게 비핵화에 대한 조치를 이행하나갈 수 있도록 일관된 노력을 지속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종전선언 올해 안에 추진 목표…한미연합훈련은 방어적이고 합법적”
아울러 강 장관은 종전선언 문제에 대해 “올해 안으로 추진하는 것이 정부의 목적”이라며 “앞으로 미국 또 북한과 협의해 나가면서 만들어가야 될 결과물이라고 생각하지만, 그 시기나 형식에 있어서는 유연성을 가지고 대처해나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종전선언과 관련해서는 중국과도 협의가 되고 있느냐’는 질문에 “앞으로 한반도 평화체제를 만들어 나가는 과정의 초입에 종전선언이 있다”며 “이런 저런 모든 것을 추진해나감에 있어서 중국도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중국과도 긴밀이 협의해나갈 것”이라고 답변했다.
또 강 장관은 한미연합 군사훈련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묻자 “훈련은 북한의 불법적인 핵·미사일 개발 활동과 도발에 대해서 우리가 하는 방어적이고 합법적이고 훈련이라는 점에서는 한 치의 변화가 없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지금 한미 군사당국 사이에 앞으로 이 훈련을 어떻게 조정해 나갈지에 대해서 긴밀히 조율을 하고 있고 발표가 있을 것”이라면서 “기본적으로 군사당국 간에 조율을 하는 중이지만, 외교당국 간의 힘도 실려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견해를 덧붙였다.
“폼페이오 ‘조속히 北과 마주앉겠다’ 언급…리용호 외무상과 회담 희망”
이밖에 강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앞선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의 통화 내용도 간략히 소개했다. 그에 따르면 이날 오전에 진행된 한미 외교장관 간 통화에서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조속한 시일 내에 다시 북한과 마주 앉겠다’, ‘굉장히 속도감 있게 나가겠다’고 말했으며, 도날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의 직통전화(핫라인)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강 장관은 “올해 65주년을 맞는 굳건한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각급에서 그 어느 때보다도 긴밀히 소통, 공조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며 “폼페이오 장관과 수시로 소통을 하면서 상황진전을 공유하고, 앞으로 나갈 방향과 구체방안에 대해 그야말로 한 치의 틈도 없이 공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미국의 북한협상팀이 새로이 보강되는 대로 이런 고위차원에서의 소통에 더불어서 외교 실무차원에서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문제를 전문적이고 꼼꼼하게 다루어나가고자 한다”고 부연했다.
한편, 강 장관은 오는 8월 초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 기간에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의 회담을 희망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새로이 조성된 남북관계의 그런 어떤 모멘텀이 (있고), 정상께서 두 번이나 만나셨는데 외교장관이 한 장소에 있으면서 만나지 않는다는 게 오히려 이상할 것”이라며 “긴밀히 준비해서 좋은 회담이 될 수 있도록 준비를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