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한쪽에선 나무 중국에 팔고 한쪽에선 산림화 강조

소식통 “비료 사들이기 위해 단행…산림화 정책 비난 목소리 높아져”

북한 당국이 최근 고속도로 및 철도를 중심으로 나무를 심는 작업에 주민들을 동원하는 등 산림화·수림화를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지역에서는 벌목을 단행, 중국에 나무를 수출하고 있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양강도 소식통은 7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백암군, 운흥군, 보천군의 깊숙한 산에서 나무를 베는 작업이 대대적으로 벌어지고 있다”면서 “이는 중국에 나무를 팔아넘기고, 대신 비료를 사들이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올해 신년사 발표 직후, 농사문제를 논의하면서 부족한 비료를 보충할 데 대한 의제를 놓고 골머리를 앓았다고 한다. 그러다 중국과의 비료 무역을 해결할 방안으로 ‘나무 수출’을 생각해 냈다는 것이다.

이에 바로 임업총국 일군(일꾼)들을 불러 나무들을 베어들일 임지를 알아보라는 지시와 함께 비료와 농업용 자재를 보충할 데 대한 임무까지 하달했다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이다.

소식통은 “백암군 등지에 남아 있는 이깔(낙엽송)나무 임지들이 대상으로 지정되면서 이를 백 각목 형태로 넘겨 보내고 있다”면서 “북한 차로 가득 실으면 4입방정도 되는데, 1입방 당 중국돈으로 2000원(元, 약 3만 3000원)에 팔아넘기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에서 직접 차를 보내 나무를 싣고 가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는 “중국차는 커서 15입방씩 싣고 달린다”면서 “어떤 날에는 하루에 나무를 싣고 나가는 중국차가 30대 정도 될 때도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주민들은 나무를 싣고 달리는 차들을 한참씩 멀거니 바라보며 산에 얼마 남지 않은 나무들마저 모조리 베어간다고 한숨을 쉬며 혀를 끌끌 찼다”면서 “나무가 흔할 때라면 별 문제이지만 얼마 남지 않은 나무들까지 찍어가는 것은 참 슬픈 일”이라고 지적했다.

북한 당국의 산림화 정책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높다.

주민들은 “당에서는 온 나라의 수림화, 원림화를 내세우면서 한쪽으로는 나무를 심고 또 한 쪽으로는 나무를 베고 있다” “정책과 정책이 대조되는 행위가 언제까지 일어날지 참으로 안타깝다”고 쓴소리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수십 년을 키워 거목을 만들어 비료와 바꾸는 것은 어떻게 보면 좋은 일일 수도 있겠지만 일반 백성의 입장에서도 답답하기 그지없는 일”이라며 “가난을 그런 식으로 구제해야 실질적으로는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는 비난도 만만치 않다고 덧붙였다.

한편 본지는 최근 북한 당국이 일부 철로 주변과 고속도로에 대한 산림화 지시를 하달, 주민들이 연일 동원되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