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원산관광지구 건설장 근처에도 노점상이…”곳곳이 시장”

북한에서 시장화의 진전으로 인해 최근 농촌지역까지 노점장사가 확대되는 현상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북한 강원도 소식통은 8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농사철이 되면 농민들은 집 근처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큰 시장에 한 번 나간다는 게 큰 일이었다”며 “하지만 최근엔 농촌 주변에도 시장이 생겨 일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공산품을 가까이에서 구매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2년 전부터는 길거리 장사를 통제하지 않았는데 이 때문인지 농장마을 곳곳에 길거리 시장이 생겼다”면서 “강원도는 최근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건설로 많은 물량이 유통되면서 지역 농장마을에서도 도시에서 사용하는 상품들을 쉽게 구매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일부 도시에 나가야만 구매할 수 있었던 물품을 달리기(유통업자)꾼들이 날라다 주어 도시사람도 살고 농촌사람도 이익을 보는 구조가 형성된 것”이라며 “주민들은 일제히 ‘앞으로는 이런 시장이 더 많아야 한다’고 말하곤 한다”고 부연했다.

북한에서 노점장사는 돈이 없어 매대를 분양받지 못한 사람들이 주로 벌이곤 했다. 때문에 종합시장 울타리 주변에서 이런 모습이 자주 포착됐고, 보안원(경찰)이나 시장관리소의 집중 단속에서 쉽게 피해갈 수 없었다.

하지만 최근엔 이런 노점상이 종합시장 주변 뿐 아니라 동·리 단위로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유동 인구가 많은 기차역이나 중심거리에 노점상들이 거점을 잡고 시장활동을 진행하는 것이다. 또한 원산 사례처럼 국가적 대형 건설사업을 적극 활용하기도 하고, 지역적 특색을 이용해서 장사 활동을 벌이는 경우도 많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함경남도 소식통도 “함경남도는 동해를 끼고 있어 수산물도 유통이 잘 되고 있는데, 농촌지역으로 원정판매를 가던 장사꾼들이 길거리 시장이 나타나면 일부 상품을 넘겨주기도 한다”며 “도시보다 비싸게 넘겨줄 수 있어 좋고 자전거에 실렸던 짐의 무게도 덜 수 있어 이런 ‘간이 시장’을 즐겨 이용한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이어 “종합시장은 큰 도시나 인구가 많은 지역에만 있어서 농민들이 이용하기에 어려움이 많았는데 최근 곳곳에 생긴 길거리 시장 덕분에 주민들 모두 좋아한다”면서 “도시의 일부 장사꾼은 시장세도 내지 않는 시골시장을 더 찾곤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농촌 길거리 시장에 장사꾼은 많지 않아도 한 사람이 여러 품목을 판매하고 한다”면서 “ 때문에 지역 주민들은 물론이고 지나가던 행인들도 들려서 필요한 것을 구매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특히 그는 “전국으로 다니는 달리기꾼(유통업자)에 의하면 이런 임시 시장은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뿐만 아니라 써비차(사람과 물건을 날라주는 차량)를 탈 수 있는 고속도로 주변에서도 볼 수 있다고 한다”면서 “이전보다 확실히 편리해져 주민들이 좋아하기도 하는데 이런 시장들이 언제까지 단속을 받지 않고 지속될지가 관건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경제학 전공 mjkang@uni-medi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