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당국 “손전화로 정세 및 나라 뒷소리 말라” 강연

북한 당국이 최근 공장기업소 강연을 통해 통화 및 회합 문제를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정세 및 나라의 뒷소리’ 등 불건전한 여론이 조성되고 있다면서 유포를 경고했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양강도 소식통은 30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최근 공장에서 진행된 당(黨)·근로자 강연회에서는 조성된 정세에 맞게 혁명적 신념을 세우자는 교양 학습이 진행됐다”며 “강연에서는 해외 비법(불법)통화와 함께 국내 손전화(핸드폰)로 정세를 평가하는 행위를 경고하고 나선 것”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남조선(한국) 사람들이 왔다갔다 정세가 변하면서 사상 교양사업만 늘어났다”며 “특별히 (북한 당국에 대한) 욕을 하지 않아도 세 명 이상 모여 수다를 하는 것 같으면 불평 불만자로 찍히기 쉽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그는 “얼마 전 진행된 직맹(직업총동맹) 학습에서도 ‘끼리끼리 모여 사상이 불건전한 말을 함부로 하지 말며 핵강국으로 대외 권위를 세우시는 원수님(김정은)에 대한 긍지를 가져야 한다’는 선전을 했다”며 “이를 위해 각 직맹 조직에서는 선동원들의 역할을 높이도록 강조했다”고 소개했다.

또한 관련 당 조직에서는 각 근로단체별 불평불만 자료를 보고하도록 일련체계를 세우고 있다고 한다. 이는 북중, 남북, 북미 회담으로 이어지는 정세에 따른 주민 의식 추이변화를 완벽히 장악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소식통은 “(당국이) 무서워하는 것은 개별적인 그룹형태이며, 이를 반체제조직 요소로 보고 있다”며 “이를 사전에 없애기 위해 술자리도 통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 같은 움직임에도 여론은 좋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관계가 진전되면서 북한 주민들은 “남조선과 관계가 좋아지면 생활이 나아질 것 같다”고 기대하고 있지만, 당국에 대한 신뢰도는 오히려 하락하고 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소식통은 “지난해 12월만 해도 중국을 겨냥해 주변국을 믿지 말라는 강연회를 했는데, 원수님(김정은)의 방중 이후 ‘피로써 맺어진 조(북한)중 친선’을 선전하니 주민들이 나라를 신뢰할 수 있겠나”고 전했다.

이처럼 앞뒤가 맞지 않은 논리에 김정은 신격화도 무색해지고 있다.

소식통은 “우리나라를 핵강국으로 만드신 원수님 위대성 강연회에서 ‘술자리 하지 말라’ 통제를 언급하자 어리둥절해 하는 주민이 많았다“면서 ”점점 당국의 일방적 선전이 먹혀들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데일리NK는 지난 29일, 북한 당국이 주민 강연을 통해 내부 정보 유출에 대한 강도 높은 처벌을 경고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북한 경제 IT 석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