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년에, 군량미 강압 징수에 울분 토해내는 北농민들



▲지난해 흉년이 든 옥수수밭(左)과 가을이 끝난 후 바로 텅 빈 옥수수창자(右) 모습. /사진=내부정보원 제공

북한 당국이 새해를 맞아 지난해 군량미 미납분에 대한 징수사업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흉년이 든 지역의 형편을 봐주지 않고 강압적으로 상납을 강요해 주민과 당국 간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함경남도 소식통은 16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농사가 잘 안 된 지역의 협동농장에서 미납된 군량미 과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면서 “새해 첫 달부터 군량미 과제를 달성하지 못한 농장들에서는 개별 주민들에게 과제를 내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일부 농장에서는 돈을 마련해 오겠다는 개인 농장원에게 한 달 동안 시간을 주기도 했다. 예전 같으면 이렇게 마련된 돈을 비료나 농자재 구입에 사용했었지만 올해엔 식량을 마련하는 데 우선 사용할 예정이라고 한다.

소식통은 “올해는 군량미 미납이 ‘발등에 떨어진 불’이기 때문에 농사 준비는 좀 더 시간이 흐른 뒤에야 시작할 수 있다는 것 같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양강도 지역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 양강도 소식통은 “대홍단군과 보천군, 삼지연군, 백암군 등 대부분 지역들에서 지난해 군량미 계획을 못했고 이 때문에 주민들이 과제수행에 내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일부 농장에서는 봄날 절량세대(식량이 떨어진 세대)들에 공급할 언감자를 세대별로 내주어 가공(껍질을 벗긴 후 말린 것)해서 바치라고 하고 있다”며 “주민들은 ‘다행’이라면서도 ‘정작 봄날에 도둑이 기승을 부릴 것’이라고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일부 지역에서는 인정사정없이 집안을 뒤져서 곡물을 빼앗다시피 징수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주민과 간부 간의 갈등이 붉어지고 있다는 것.

소식통들에 따르면 군량미 징수는 해마다 있는 것이어서 그리 놀랄 일은 아니지만 언 감자까지 걷어갈 정도는 아니었고 더구나 인정사정없이 집안을 뒤져서 있는 곡물을 빼앗다시피 징수하는 일은 드물다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이다.

이는 지난해 일부 지역들에서 흉년이 들면서 협동농장의 수확량과 개인농사도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게 된 것과 연관된다고 소식통은 말했다. 식량이 많이 부족한 농가들에서는 군량미대용으로 받은 가공 언 감자를 소비하게 되면서 그런 가정들에 대한 농장 간부들의 가택수색까지 있었고 그 과정에 주민과 농장 간부 간의 갈등이 심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양강도 백암군의 일부 농장 간부들은 개인집 식량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하는 조사까지 했다”면서 “급작스런 가택수색에 반발하는 주민에 그들은 ‘미국놈들이 우릴 먹겠다고 혓바닥을 날름거리고 있는데 인민군대가 잘 먹어야 되지 않겠나’는 이유를 들어가며 군량미 상납만 강요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 당국은 그동안 농사작황에 따라 군량미 수급량을 조절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른 양상이라고 한다. 올해 전국에서 실행되는 군량미 미납에 관한 징수는 흉년이 든 일부 지역에서도 똑같이 적용되고 있다고 복수의 소식통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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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 전공 mjkang@uni-medi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