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여성 때려죽이고 사체 유기했다”는 한 중국인의 고백

소식통 “술자리서 엽기행각 실토...북중 양국서 ‘잔인하다’ 비난 들끓어”

북한이 ‘비법 월경자’라 지칭하는 중국 내 탈북민 여성들이 참혹한 인권유린 상황에 놓여있다고 한다. /그래픽=데일리NK

3년 전 20대 탈북 여성을 때려죽이고 사체를 유기했다는 중국 동거인의 주장에 양국 국경지역 주민들이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데일리NK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1일 헤이룽장(黑龍江)성의 한 마을에서 한 남성(30대)이 ‘3년 전 실종됐던 조선(북한) 여성을 산속에 버렸다’라고 지인들에게 말했다.

자신의 엽기적인 행동을 술 마시다가 실토했다는 것으로, 실제로 이 중국인 남성은 2017년 함경북도에서 도강(渡江)해 온 평안남도 출신 김 모(20대 초반) 씨와 동거했었다고 한다.

당시 김 씨가 돌연 보이지 않아 동네 사람들이 물었는데, 이 남성은 당시엔 ‘도망갔다’고만 했었다.

그러다가 3년이 지난 최근에서야 “뚜쟁이의 소개로 2만 8000위안(한화 약 472만 원)을 주고 데려온 조선 여성을 술 마시고 지속 때렸었다”면서 당시 상황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러던 중 이 여성이 “조선에 사는 가족에게 돈을 보내고 싶다”고 말하자, “내가 너한테 쓴 돈이 얼만데 또 달라고 하냐”면서 맥주병으로 정수리를 내리쳤다고 이 남성은 말했다.

이튿날 술에서 깨 김 씨가 과다출혈로 숨진 상태임을 확인한 남성은 사체를 돼지 사료 마대에 담아 차에 싣고 깊은 산골에 가져다 버렸다고 한다.

이 같은 범죄 사실 고백은 삽시간에 북중 국경지역으로 퍼졌고, “그렇게 묻어주지도 않고 버리는 건 잔인하다”는 비난이 들끓고 있다고 한다.

먼저 이 소식을 전해 들은 마을 주변 중국 내 탈북민들은 “이런 비참한 아픔을 어디에 호소해야 하나” “우리는 자기 인권 보호를 위해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면서 눈물만 쏟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또한 북한 국경 연선 주민들에게도 소문이 퍼졌고, 이에 함경북도 내에서는 “나라가 빈곤한 탓에 중국 놈들도 우리(북한) 사람을 인간 취급 안 하는 것”이라는 한탄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중국 현지에서는 연민의 분위기가 감지된다. “우리도 북조선 여성들의 인권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는 것.

다만 중국 당국이 정식적으로 조사를 진행할 가능성은 상당히 낮아 보인다. 이 남성이 자수를 한 것도 아닐뿐더러 이 여성이 호구(戶口)를 등록한 상태도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북한도 이 문제를 공식 제기하지 않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당국의 입장에서 이 여성은 ‘조국을 배반한 반동분자’라는 점에서다.

소식통은 “인권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중국 내 탈북민들의 문제를 심각히 들여다봐야 할 필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면서 “책임있는 관계자들을 철저히 조사·처벌해야 한다는 국제사회의 주문이 절실히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