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격리시설서 나왔는데 사망”…북한 확진자 ‘0’의 미스터리?

소식통 "국가격리시설서 절반은 살아서 나오지 못해...여전히 시신 빠르게 화장"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3일 ‘비상방역전을 보다 강도 높이’라는 제목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에 나선 각지 모습을 소개했다. 사진은 방역 중인 연안군위생방역소.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 당국이 자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지속 주장하는 가운데, 코로나 의심 증상으로 국가 격리시설에 입소했다가 나온 사람들이 사망하는 경우가 지속 포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데일리NK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평안남도 내 코로나 국가격리시설에 있다가 증상이 완화돼 격리가 해제된 사람들 중 약 10%가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수치는 은밀하게 진행된 조사에 따라 나온 것으로, 지역마다 격리자 수가 다른 만큼 해제자들의 사망률도 차이가 크다는 게 소식통의 주장이다.

현재 북한 당국은 평안북도, 평안남도, 함경북도, 함경남도, 양강도, 강원도, 자강도, 황해도 등에 코로나 의심 증상자를 수용하는 국가격리시설을 하나씩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혁명의 수도’ 평양에 코로나 관련 시설을 둘 수 없다는 방침에 따라 평양에는 격리 시설을 설치하지 않았지만 평양과 인접해 있으면서도 중국과의 교류가 많은 남포특별시에 코로나 격리 시설을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내부에서는 이러한 시설을 ‘의진자국가격리시설’이라고 부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각 국가 시설에 격리돼 있는 코로나 의심증상자가 몇 명인지는 정확하게 확인되지 않았지만 적게는 50여 명에서 많게는 1000명 이상이 수용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북한 당국은 37.5도 이상 발열이 확인되면 15일 동안 자가 격리한 후 발열이 지속된 사람들을 대상으로 국가 격리시설에 입소하도록 조치하고 있고, 이 과정에서 뇌물을 주고 시설 격리를 면제 받은 사람들도 있기 때문에 실제 코로나 관련 증상자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13일 세계보건기구(WHO)의 ‘주간 상황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이달 1일까지 주민 3만 2512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실시했지만 모두 음성으로 확인됐다고 보고했다.

하지만 북한 당국은 격리시설에서 퇴소한 사람 중 사망자가 발생할 경우 보안소에서 파견된 인원이 철저한 방역 하에 신속하게 시체를 수습하도록 하고 있다.

가족이라 할지라도 시신에 접근하지 못하게 하고 빠르게 화장 처리한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시설 격리자가 사망하면 유족이나 주변 이웃들은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지만 당국의 통제로 인해 누구도 코로나라는 말을 입 밖으로 내지 않는다는 게 북한 주민들의 일관적인 증언이다.

한편, 각 시설마다 상황이 다르지만 시설격리자 중 절반 가량은 시설격리가 해제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시설에 들어가면 50%는 사망하고 50%는 집으로 돌아오지만 증상이 사라져서 나온 것은 아니다”면서 “증상이 다소 완화되거나 증상이 있는데도 뇌물을 주고 나온 것이기 때문에 이들 중에서도 계속해서 사망자가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