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軍복무, 자식은 군사놀이”…어머니날 유행어 됐다

소식통 “입당·표창·학교추천은 물론 외출까지 엄마 돈이 좌우...가난한 가정 설움 커진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0일 어머니날(11월16일)을 축하하는 축하장이 새로 나왔다고 밝혔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에서 어머니날(16일)을 맞아 “실제 군사복무는 엄마가 하고 자식은 군사놀이 하러 입대한 것”이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이 지정한 기념일에 되레 관련 인물들이 힘들어하고 있다는 뜻으로, “시대의 축복 속에 나라의 꽃, 생활의 꽃, 가정의 꽃으로 참된 삶을 누려가는 우리 어머니들의 끝없는 행복과 긍지를 더해줄 것”이라는 북한 매체(10일, 조선중앙통신)의 주장과도 배치된다.

12일 데일리NK 평안북도 내부 군 소식통에 따르면, 각 부대에서는 시 낭송 및 노래 발표모임, 고향에 편지쓰기를 조직하는 등 다채로운 행사를 진행 중이다.

이는 동기 훈련준비 기간(10, 11월) 저하된 부대의 분위기를 고향과 어머니와의 소통을 통해 전환하면서 사기를 진작시키려는 의도다.

그러나 만성적인 빈부격차로 인해 오히려 어머니날 전(前) 빈곤한 가정의 군인들 사기가 떨어지고 이에 단결력도 무너지고 있다고 소식통은 지적하고 있다.

소식통은 “군에 나가 있는 자식의 편지를 받은 어머니들은 돈을 이관(송금)시켜주기도 한다”면서 “힘없고 돈 없는 어머니들은 돈도 못 보내 위축될 자식들을 생각하면서 눈물을 삼키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서 어머니들이 돈을 보내는 이유는 “그래야 지휘관에게 돈을 고여 어머니날 외출을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즉, 뇌물의 정도로 외출 순서나 명단이 추려지는데, 돈을 못 보내는 어머니는 자식들이 받아야 할 불이익에 대한 책임을 자신에게 돌리고 있는 셈이다.

이에 주민들 사이에서는 “입대한 자식들은 군사놀이 하러 군대 나간 것” “돈에 의해 입당(入黨), 표창, 학교추천도 좌우되는 현실을 보면 엄마들이 실제 군사복무하는 것”이라는 말이 돌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특히 그는 “올해 같이 국경과 전국을 봉쇄한 속에서 돈을 부럼 없이 보내주는 어머니들은 ‘진갑부’라는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소개했다. 군 당국의 정책으로 빈부격차를 절감하는 주민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올해 ‘코로나 경제난’으로 송금을 하지 못하는 곤란한 사정에 처한 가정이 작년에 비해 늘었기 때문이다.

소식통은 “‘고난의 행군’ 때 나라도 가정도 지킨 건 아버지가 아닌 어머니들이라 기념일 제정은 당연하지만, 갈수록 ‘엄마와 본인들의 비참한 처지를 느끼는 씁쓸한 명절’이라고 하소연하는 군인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첫해인 2012년 5월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정령으로 11월 16일을 ‘어머니날’로 지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