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위원 성폭행 참지 못하고 탈북 시도하던 여성, 총 맞아 숨져

북한 함경북도 무산 전경. / 사진=데일리NK

지난달 함경북도에서 보위원의 성폭행을 참지 못하고 탈북을 시도한 한 여성 주민이 국경경비대가 쏜 총에 맞아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진 것으로 뒤늦게 전해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18일 데일리NK에 “무산군의 한 여성이 지난달 10일 반탐과 보위원의 지속적인 성폭행에 참을 수 없는 모욕을 느끼고 홧김에 무작정 두만강에 뛰어들어 도강(渡江)을 시도하던 중에 국경경비대의 총에 사살되는 사건이 벌어졌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사망한 주민은 수년간 보위부의 비밀정보원으로 활동해온 34살 기혼여성 김 모 씨로, 그는 반탐과 보위원에게 지속해서 위협적인 성폭행을 당해왔다. 김 씨는 비밀정보원으로서 반탐과 보위원과 자주 만날 수밖에 없었는데, 이 보위원은 김 씨와 만날 때마다 성폭행 의도를 드러냈다는 것이다.

특히 이 보위원은 김 씨가 거부 의사를 표하면 “네가 비법(불법)적인 밀수를 한 것들에 대해 전부 보위부에 고발해서 감옥에 가게 하겠다”는 등의 협박성 발언을 하면서 위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군(郡) 보위부 비밀정보원 강습이 있었던 지난달 4일 저녁에도 반탐과 보위원은 강습이 끝나고 돌아가는 김 씨를 사무실 옆 취조실에 따로 불러 또다시 강간했다. 이 보위원은 이날도 거부하는 김 씨를 향해 “너는 영락 없는 교화감”이라며 위협적인 발언을 서슴지 않고 성폭행을 시도했다는 전언이다.

김 씨는 계속되는 보위원의 성폭행에 울분을 참지 못하고 그로부터 며칠 후인 지난달 10일 결국 탈북을 감행했다. 그는 당일 밤 11시 장통 두 개를 몸에 비끄러매고 미친 듯이 두만강으로 내달려 중국 쪽을 향해가다 10m쯤 가서 국경경비대에 의해 사살됐고, 이튿날 시신으로 발견됐다고 한다.

다만 김 씨가 평소 친정엄마에게 “그 놈(보위원) 때문에 죽고 싶다” “어디론가 보이지 않는 곳으로 달아나고 싶다”는 말을 해왔기에 사건이 일어난 직후 가족들은 그가 보위원의 성폭행 때문에 탈북을 시도하다 사망한 것이라면서 들고일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김 씨의 어머니는 “딸이 집을 나가기 전에 한 말을 똑똑히 기억한다. 죄 없는 딸을 협박해서 성폭행하고 이렇게 죽게 만든 장본인이 반탐과 보위원”이라면서 “딸의 원수를 갚기 전에는 눈을 감을 수 없다”며 비통한 심정을 토로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어 소식통은 “이 여성의 본가 엄마(친정엄마)는 중앙에 신소해서라도 보위원을 쫓겨나게 하는 것으로 기어코 복수하고야 말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고, 남편도 안해(아내)를 살려내라고 보위부에 항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경경비대의 총에 맞아 사망한 김 씨의 시신은 가족 측이 인계받아 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