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올림픽 히틀러 거짓평화 공세와 북한 김정은

“스포츠 정신과 기사도에 입각한 경기는 인간의 자질을 최고로 향상시킵니다. 그 이해와 존중 안에서, 선수들을 분리되지 않고, 오히려 단합됩니다. 그것은 또한 평화의 정신 안에서 국가들을 결속시키는 것을 돕습니다. 그것이 올림픽 성화가 죽어서는 안 되는 이유입니다.”

이 연설은 1936년 베를린 올림픽 개회사 중에 나온 말이다. 평화와 스포츠 정신이 아름답게 녹아져 있는 문장인데, 놀랍게도 이 연설의 주인공은 아직까지도 전 세계인들을 소름 돋게 만드는 세기의 독재자 히틀러다. 연설문의 작성자는 나치의 선전부장 괴벨스라고 알려지고 있다. 이때 히틀러는 ‘평화의 사자’로서 한껏 쇼맨십을 발휘하며 우리 민족의 자랑인 손기정 선수와도 악수를 했다.

히틀러의 거짓 평화공세에 많은 이들이 “우리가 히틀러를 오해했다”고 안심을 했지만 결국 3년 후에 저 끔찍한 제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고 말았다. 철저하게 나치의 기만술에 이용되었던 ‘베를린 올림픽’, 세계올림픽 역사에서 지우고 싶은 흑역사가 되고 말았다.
 
‘베를린 올림픽’은 거짓 평화공세의 장으로 스포츠가 이용될 수 있다는 교훈을 전 세계인들에게 뚜렷이 남겨주었던 것이다.

이제 오늘(9일), 드디어 ‘평창올림픽’이 막을 올린다. 이즈음에 왜 80년이나 더 지난 ‘베를린 올림픽’이 떠오르는 건 무슨 이유일까. 어느덧 평창올림픽에 대한 염려는 올림픽 성공염원에 재를 뿌리는 못된 행위들로 치부되고 있다. ‘베를린 올림픽’ 당시에도 나치를 아는 자들은 적지 않은 염려를 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평화를 깨는 자들로 치부되고 그들의 목소리는 묻혀버리고 말았을 것이다. 히틀러 입에서 ‘세계평화’가 터져 나오고, 누가 보더라도 베를린 올림픽은 꼭 ‘평화의 제전’임에 틀림없었다. 그러나 그 종국은 세계대전이었다. 염려하는 적은 무리들의 목소리에 메아리가 화답을 했던 것이다. 숱하게 울려 펴졌던 ‘평화’의 함성은 숨죽은 듯 사그라져 버렸다. 염려의 목소리가 기우가 되었으면 좋으련만, 평화를 외쳤던 자들이 가슴 치며 통회하는 시간이 도래했던 것이다.

과연 ‘평창올림픽’을 향한 목소리 중 어떤 것이 메아리로 화답을 받을까. 지금 이 순간, 아니 평창올림픽 기간 내내 아무도 장담하지 못할 것이다. 염려하는 목소리가 정말 기우가 되기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하지만, 북한 실상을 들여다보면 볼수록, 기우가 되지 않을 것 같은 마음이 더 앞서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얼마 전, 그 염려를 밖으로 과감히 표출했다가 대중들의 몰매를 맞은 이가 있다. 바로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이다. 그의 평창동계올림픽위원직 파면을 호소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오늘부로 33만 6천명이 넘어서고 있다. 청원권 중에 가장 폭주하고 있다. 언론들도 하나같이 비판의 칼날만 앞세웠었다. 그런데, 나경원 의원과 같은 비슷한 발언을 한 역사적인 거물이 있었다는 사실을 아는 이가 과연 몇이나 될까.

넬슨 만데라와 그를 따르는 인권 운동가들은 자신들의 조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을 국제 올림픽 위원회(IOC)에 제소했다. 비록 자신들의 조국이지만 아파르트헤이트(인종분리, 인종차별)정책을 계속하는 한 평화의 제전인 올림픽에 참가할 자격이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올림픽에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참가하지 못하게 해 달라고 청원서 및 제소를 했던 것이다. 이로 인해 인권탄압국가 남아공 정부는 오랜 기간 올림픽에 참가하지 못하게 되었고 결국, 남아공의 인종차별은 종식되고 말았다. 이후, 만델라는 국민적 영웅을 넘어 남아공의 최고지도자가 되었고, 오늘날도 가장 대표적인 ‘평화의 사도’로 전 세계인에 추앙을 받고 있다. 만델라가 갈망했던 스포츠를 통한 평화의 제전은 어떤 것이었을까. 그가 말한 평화 스포츠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이었을까.

평화에 취한, 대부분 사람들 눈엔 북한대표부 및 예술단, 응원단들이 ‘평화의 사자’로 보이는 것 같다. 김정은의 친여동생 ‘김여정’이 방문한다는 사실에 평화의 행진곡은 더 진하게 울려 퍼지며 흥분의 도가니가 되어가고 있는 듯 보인다. 김여정의 방문으로 평창올림픽의 그 기대치는 정점을 찍고 있다. 모두가 그의 입에서 ‘평화’의 소리만 나오기만을 오매불망하고 있다.

북한이 진정으로 ‘평화’를 원한다면, 왜 정작, 북녘 땅에는 올림픽관련해서 평화의 함성이 울려퍼지지 않는 것일까. 올해 신년부터 아무리 북한매체를 들여다봐도, 평창올림픽을 환영하며 많든 적든 인민들이 모여 환영(대)회를 여는 것을 보지 못했다. 단언컨대, 단 한 곳도 없었다. 반가움의 환영의 구호가 아니라, 여전히 ‘자주통일 대진군’, ‘자주통일성업’, ‘혁명적인 총공세’, ‘사회주의 혁명의 완수’ 등의 공세적인 전투적 구호만 넘쳐나고 있는 곳이 저 북녘 땅이다. 이것만 보더라도, 북한 주민들은 올림픽에 철저히 열외대상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남북관계개선마련’, ‘남북평화증진’은 오직 남한 땅에서만 외치는 김정은 정권의 정치적 구호에 불과하다.

이러기에 그들이 말하는 평화에는 진정성이 묻어나 있지 않다. 어제 저녁에 강릉에서 북한 삼지연 관현악단의 공연이 펼쳐졌다. 우리에게 친숙한 ‘반갑습니다’도 있지만, 모란봉악단으로 추정되는 핫팬츠를 입은 여성단원들이 부른 ‘내나라 제일좋아’는 북한 체제 선전가요임에 틀림없다. 북한 매체들은 “드디어 남조선(한국)에서 음악포성이 울리기 시작했다”라고 선전할 것이 자명해 보인다. 베를린 올림픽을 이어 평창올림픽이 제2의 평화 공세의 장이 되는 건 시간 문제인 것 같다. 

※외부 필자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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