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시신, 이미 ‘엠바밍’ 처리했을 것”


17일 사망한 김정일의 시신이 이미 ‘엠바밍’ 과정을 거쳐 ‘영구보존’ 처리됐을 것이라는 전문가의 주장이 21일 제기됐다. 김정일의 시신이 애도기간인 29일까지 조문객에게 공개돼야 하는 상황에서 엠바밍 과정을 거치지 않고서는 시신의 부패를 피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국내 대표적인 ‘엠바밍’ 전문가인 김일권 인터내셔널 FS 대표는 이날 데일리NK와 인터뷰에서 “김정일의 시신을 각종 보도를 통해 봤는데 저 정도 상태면 이미 엠바밍 처리를 했다고 본다”고 밝혔다. 미국 장의대학(Delga do College)을 졸업하고 방부처리사와 장례지도사 자격을 취득한 김 대표는 현재 국내에서 사망한 외국인을 ‘엠바밍’ 처리해 본국으로 송환하는 일을 하고 있다.


김 대표에 따르면 사망자의 생전 모습을 장기간 유지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사체를 강력한 냉동 시설이 갖춰진 유리관에 넣는 방법과 ‘엠바밍’을 통한 영구보존 방법이다. 영구보존을 위해서는 주기적인 ‘엠바밍’ 작업이 필요하다.


고(故)김수환 추기경이 전자의 방법으로 사흘간 조문객을 맞이했다. 김 대표는 “강력한 냉동시설이 있었음에도, 사흘 후부터 추기경의 눈 부위가 상하기 시작했었다”고 말했다.


따라서 장기간 조문객을 받기 위해서는 ‘엠바밍’ 작업이 필수적이라는 것이 김 대표의 설명이다. 전문 인력의 제대로 된 작업만 거친다면 최초 ‘엠바밍’ 조치 후 2개월여 간 시신의 부패는 일어나지 않는다. 이 기간이 지난 후부터는 2~3개월에 한 번씩 시신의 혈관에 방부액을 주입해야하며, 혈관이 미치지 않는 부위는 방부액에 직접 담그는 작업을 진행해야한다.


김 대표는 “북한에 엠바밍 전문가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김일성의 사례가 있는 만큼 김일성 미라 보존을 위해 러시아 전문가가 상주하고 있었을 것”이라면서 “이 러시아 전문가가 김정일의 사망 직후 개입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엠바밍’ 작업은 2~4시간 정도밖에 걸리지 않기 때문에 김정일의 사망 이후 조문이 시작되기 직전 준비시간은 충분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만약 진짜 김일성 식으로 영구보존을 할 계획이라면 처음 한 달여간은 수시로 시신을 체크해 상태를 보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일성 사망 당시에는 7월 8일부터 17일까지 열흘 간 애도기간을 거쳤다. 탈북자의 증언에 따르면 애도기간 마지막 날 김일성 ‘미라’를 차에 실어 평양을 순회하는 행사를 가졌다. 김정일의 장례 절차도 김일성 사망 때와 비슷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장기간 시체 부패를 막기 위해 김정일 시신에 ‘엠바밍’ 작업이 필요했을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