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기업들의 경영학적 접근…고객 니즈에 반응한다

2011년 개장한 '광복지구상업중심' 대형상점 모습. /사진=한 중국 네티즌(shanlu) 블로그 캡처

김정은 출범 이후 지속적인 경제 제재와 압박 속에서도, 북한 경제는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연이어 발표되고 있다. 이러한 결과는 외부변수와 관계없이 북한 내부의 효율성 향상 또는 증대에 따른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현재 북한의 발전은 경영학적 접근에 따른 기업의 발전에서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 기업소법의 변화

김정은 집권기 두 차례에 걸쳐 기업소법이 개정되었다. 2013년 11월 5일과 2015년 5월 21일 수정‧보충된 기업소법은 기업소의 사명과 정의, 조직원칙, 경영원칙 전반을 손질하고 이를 현실에 반영하고 있다.

우선 기업소법의 제1장 제4조에서 밝히는 기업소의 경영원칙에서는, “국가는 기업소들이 경영전략, 기업전략을 정확히 세우고 ‘사회주의 기업책임관리제’를 바로 실시하여 경영활동에서 사회주의 원칙을 지키면서도 최대한의 실리를 내도록 한다”고 밝히고 있다. 제4장 <기업소의 경영>에서도 동일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으며, 제29조 기업소의 경영과 제30조 경영전략, 기업전략의 작성에서는 사회주의적 소유에 기초한 실제적인 경영권을 가지고 기업활동을 주동적으로, 창발적으로 할 것에 대하여, 그리고 기업소는 현실발전의 요구에 맞게 경영전략, 기업전략을 바로세우고 그에 따라 경영활동을 진행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기업은 자체로 작성한 경영전략, 기업전략에 근거하여 자체적인 재정 관리권을 가지고 가격제정 및 판매, 종업원의 급여 지급 수준을 결정할 수 있다. 이 때 경영자금을 마련하는 것 또한 기업소의 몫이므로, 부족한 자금은 상업은행으로부터 대부를 받거나 주민유휴자금을 동원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생산물에 대한 가격 제정권과 판매권에 관한 권한도 부여 받음으로써 주문계약을 통하여 유통, 판매, 거래행위를 할 수 있다. 계약의 대상자는 수요자기관, 기업소, 단체 등이 될 수 있으며, 제품 자체에 하자가 있거나 품질이 떨어지는 경우에는 반품 또한 가능할 수 있도록 법률이 개정되었다.

북한 내 경영학 관련 연구 동향

북한의 세계적 추세로 되는 기업의 혁신과 기업자체 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선택은 공장 및 기업소 단위가 기업전략, 경영전략을 세우고, 이에 근거하여 국가경제개발5개년전략을 수립하는 방식으로 발전하여 나가고 있다. 이때 기존의 ‘계획’에 의하여 통제되던 부분을 어떻게 합리적으로 변화시켜 나갈지 고민에 빠지게 된다.

이 부분에 대한 실마리는 경제연구 174호(2017-1) 김경옥의 연구에서 제공하고 있는데, “기업체들의 확대된 계획권과 생산조직권의 옳은 행사는 기업체들 사이에 계약당사자들로 하여금 계약리행에서 중앙지표의 계획수행과 관련한 주문계약을 우선적으로 리행하도록 하며, 기업체들에서 정당한 이유없이 한번 맺은 계획을 일방적으로 취소할 수 없게 하면서 계약을 변경 및 취소하려고 하는 경우 계약당사자들이 합의하고 그 결과를 해당 기관들에 통지하도록 하는 엄격한 규률을 세워 계약에 기초한 생산을 계획적으로 늘이도록 한다”고 부연하고 있다. 즉 해당 기업 자체로 계획의 이행을 위해 일정수준의 주문계약을 진행하며 생산을 진행한다고 볼 수 있다.

주문계약제도는 계획 달성은 물론 일반적인 기업 활동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경제연구 154호(2012-1)에 수록된 임영찬의 연구에서도 상업기관들이 생산기업소와 계약을 정확히 맺고 계약대로 상품을 인수하는 것은 주문에 따라 상품을 확보하기 위한 근본방도로 된다고 밝히고 있으며, 경제연구 162호(2014-1)에 수록된 차정경의 연구에서 또한 공장, 기업소들 사이에 이뤄지는 모든 경제거래들을 계약으로 반영하고 등록하며 계약에 기초하여 대금결제가 이루어지도록 규율을 세울 것을 명시하는 것이 경영상 상대적 독자성에 기초한 독립채산제를 강화하기 위한 기본담보가 된다고 강조한다. 나아가서 자재공급계약, 수송계약과 물자주문계약, 임가공주문계약을 비롯한 여러 형태의 계약을 통하여 창발적인 경영작전과 지휘로 계약사업을 진행해나가게 되며 생산자들이 책임성과 역할을 최대한으로 높일 수 있게 된다.

화폐와 신용에 관한 연구 또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화폐의 범주를 무현금, 신용까지 포괄하는 범위라고 부연하는 동시에 ‘신용’을 미래에 대한 기초로 무에서 창조되는 것으로써 발전의 재정적 기초는 돈을 아껴쓰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자금의 융통에 있다는 시각을 제시하고 있다. 신용을 통한 결제수단의 다양화가 주민들의 구매력 극대화로 이어지고 경제에 활력을 줄 것이라는 접근의 동향도 관측되고 있다.

마케팅과 관련된 연구의 흐름 또한 주목을 끌고 있다. 경제연구 156호(2012-3) 박춘광의 연구에서는 지역별, 계절별로 주민들의 지불능력이 있는 수요가 각이한 양상으로 나타나는 현상에 대한 지적, 그리고 주민들의 물질문화적 수요가 상품에서 뿐 아니라 더 높은 편의봉사에 대한 요구에 대해서도 나타나는 현상 등을 지적하고 있다. 즉 수요에 따른 상품적 보장을 위해서는 주민들의 니즈(needs)를 충족시킬 수 있고 나아가서 지역별, 계절별로 타겟팅(targeting) 및 포지셔닝(positioningP)을 진행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외에도 제품수명주기 분석에 근거한 BCG매트릭스 관련 연구, 국제경영 시각에서의 가격(Cost Leadership)과 문화성(Differentiation)의 반영흐름 등 동향도 발견되고 있다.

기업 현장에서의 경영학 요소 도입

북한의 기업 현장에서 또한 다양한 경영학적 접근의 흐름이 포착되고 있다. 2006년 창립 이래 다품종-소량생산체계로 운영되어온 금컵체육인종합식료공장의 경우, 2015년 개건되어 10종에 360여 가지의 식료품을 생산하였는데 2017년 11월 현재 30종에 600여 가지를 생산하고 있다.

이것은 2017년 8월부터 ‘새 제품 품평회’를 시작한 성과로 내부적으로 평가하고 있고 다른 단위들에서도 도입하는 흐름이 포착되고 있다. 품평회에서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는 고객의 니즈(needs)를 꼽고 있다. 림성철 음료작업반장은 인터뷰에서 “새 제품개발에서는 세계적 추세도 참고하지만 우리 공장의 제품을 구입하려는 손님들과 일상적으로 소통하고 의견을 듣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히면서, 그들의 구매여부가 새 제품에 대한 최종평가로 되기 때문이라고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판매가 저조한 제품의 경우 내부적인 경쟁을 통하여 생산을 조정하거나 중단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은 통합생산 및 경영정보관리체계를 활용한 전국적 범위에서 각 제품의 판매실적 자료에 기초하여 증산 및 감산 여부가 결정되고 이에 근거한 경영전략이 수립되어진다. 신제품 또한 판매실적이 높아야만 증산의 대상으로 될 수 있음은 물론이다.

김정숙평양방직공장 데트론인견천직장에서 또한 고객사로 되어지는 각종 양복점의 니즈(needs)를 고려하여 양복천을 생산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 평양인견사공장으로부터 생산되는 인견사를 주문하여 원료를 확보하고, 고객사인 여러 양복점들의 주문을 받아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생산에 활용하는 인견사는 인견폐사에 기반한 재활용 재생인견사를 활용하면서 양복천의 가격경쟁력을 확보하였다. 그 결과 김정숙평양방직공장 데트론인견천직장에는 양복점들의 주문이 점차 늘어나게 되었다. 최근 여성취주악대에서는 취급하지 않는 종류의 천색깔을 요구하였는데, 고객사의 요구에 따라 각양각색의 천을 생산하고 있다.

유통업체로 볼 수 있는 상업봉사 단위들 또한 고객들의 니즈(needs)를 충족시키기 위해 경쟁사와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 2011년 개업한 광복지구상업중심(전신 광복백화점, 1991년 개업)의 경우 다양한 국산품들을 원가보상 원칙에 따라 판매하고 있다. 다양한 상품을 확보하기 위해 국내 생산단위들과 거래를 확대하고 조선대성무역총상사 산하 피복공장, 식료공장에서 생산된 고품질 제품들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등 차별화를 진행 중이다. 조명설비와 장식수단으로 매장을 아름답고 화려하게 꾸미고 진열에 있어서도 고객들의 편리를 도모하는 제품들을 진열하였다. 상업중심의 3층에서는 뷔페식 식당에서 400여 가지 메뉴를 제공하기도 한다. 나아가서 고객을 위한 카드를 발행하고, 카드에 기록된 이용정보에 기초하여 상품정보를 제공하거나 이용금액에 따라 특전을 주고 있다.

광복지구상업중심의 경쟁사로 되는 평양제1백화점(1982년 개업, 중구역)은 도매 단가를 거치지 않고 생산단위들과 직접 주문계약을 체결하여 상품들을 확보함으로써, 2018년 1월 현재 최근 인기상품, 주목을 끄는 상품들이 모두 평양제1백화점에 있다는 인식을 확보하는 데 성공하였다. 뿐만 아니라 백화점에서는 《인민들이 즐겨찾는 상업공간》을 지향하면서, 수요연구대장을 통하여 고객의 니즈(needs)를 파악하고 있다. 판매원들이 상품에 대한 판매기록 및 반응들을 기록하고 이를 생산단위에 전달하는 체계를 갖춰놓는 데 성공하였다. 평양제1백화점 또한 2017년 6월에는 뷔페식 식당을 3층에 도입함으로써 광복지구상업중심으로 향하던 뷔페 고객들의 발길을 붙잡는 데 성공하였으며, 특히 1층 식료품매장의 매상고가 더 오르고 있다고 자체적인 평가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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