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美 포괄적 비핵화 합의…”아쉬움 남지만, 신뢰 구축 첫걸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일 오전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호텔에서 정상회담을 앞두고 악수하고 있다. /사진=케빈 림, 더 스트레이츠타임즈(Kevin Lim, THE STRAITS TIMES)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회 위원장이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역사적인 첫 북미정상회담에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 등에 대해 포괄적으로 합의했다.

북한의 구체적인 비핵화 방식과 시점이 이번 합의문에 명시적으로 담기지 않아 회담 결과에 아쉬움을 나타내는 시각도 있지만, 서로를 향한 오랜 불신과 적대를 넘어 종전 이후 처음으로 북미 양국의 정상이 한 자리에 마주 앉았다는 점에서 ‘양국 간 신뢰 구축의 첫걸음’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이날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호텔에서 진행된 북미정상회담을 마무리하며, 공동서명식을 갖고 합의문에 서명했다. 두 정상이 서명한 문건에는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 ▲평화체제 구축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6·25 전쟁 전사자 유해송환 등 총 4개항의 합의사항이 담겼다.

특히 이번 합의문에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북한의 안전보장을 약속했고, 김 위원장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향한 확고한 의지와 약속을 재확인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당초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와 관련해 ‘CVID'(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Denuclearization,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와 구체적인 시점을 명문화하는 것을 핵심 목표로 삼아왔으나, 결과적으로 합의문에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complete denuclerarization of the Korean Peninsula)라는 문구만이 담겼다.

윤덕민 한국외대 석좌교수는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이번 합의는 과거 9.19 공동성명이나 2.13 합의, 제네바 합의에 다 나왔던 내용”이라며 “결국 세부적인 부분은 실무진에서 다루겠지만 정전 이후, 핵협상 27년 만에 미국과 북한의 정상이 처음으로 만나 합의를 이뤘다는 점 외에는 과거의 합의와 달라진 게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윤 교수는 “그동안 합의는 여러 번 있었지만, 이행 과정에서의 문제로 인해 실패했던 전철이 있다”면서 “CVID 원칙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검증에 관한 원칙이 빠져있다는 것이 치명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북미정상회담이 끝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완전한 비핵화에 대해 검증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검증 방식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때문에 여전히 북한 비핵화 조치의 검증 문제에 대해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미정상회담 합의문에 서명하고 있다. / 사진= Kevin Lim/THE STRAITS TIMES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극도의 적대적인 긴장관계를 이어오던 북미 양국 정상이 불신을 깨고 신뢰관계를 구축하기 위한 움직임을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는 견해도 나온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이번 회담 결과에) 조금은 섭섭할 수도 있겠지만, 그만큼 북미간 오랜 불신이 있었고 그것을 깨뜨리기가 참 어렵지 않았나하는 생각도 든다”며 “나름대로 이번 회담은 신뢰의 시작이자, 불신을 깨기 위해 서로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출발점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합의문에는 북미 양국 정상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관련된 북한 고위급 관리가 가능한 이른 시일 내에 만나 후속 협상을 이어가기로 하는 데 약속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당장 13~14일 한국을 방문해 북미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고 합의문 실현을 위한 한미 간 공조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져, 그 이후 북한과의 후속협상 일정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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